[가고파] 리더의 책임- 권태영(문화체육부 차장)

기사입력 : 2025-02-27 22:00:07

우리나라 4대 프로스포츠는 야구, 축구, 농구, 배구라 할 수 있다. 정규시즌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는 경기 후 감독 기자회견이 없다. 경기 내용에 대한 복기는 다음 날 경기에 앞서 진행하는 더그아웃 인터뷰서 이뤄진다. 축구, 농구, 배구는 매 경기가 끝나면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패장의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순간이다. 대부분의 패장들은 선수 탓보다는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고 자책하며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는 말을 하곤 한다.

▼4대 프로 스포츠 중 감독의 경기 준비와 전략 등 역량이 경기 중 가장 크게 드러나는 종목은 농구라 할 수 있다. 농구는 전반에 작전시간(타임아웃) 2개, 후반에 작전시간 3개를 사용한다. 회당 90초의 시간에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기도 하고 준비했던 공격과 수비를 지시한다. 또 상대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작전시간을 부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조상현 창원 LG 세이커스 감독은 지난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팀을 맡았다. 조 감독은 2022-2023, 2023-2024시즌 연속 팀을 정규리그 2위로 만들었다. A매치 휴식기를 끝내고 재개한 2024-2025시즌에서 LG는 정규리그 공동 2위를 하고 있다. 조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함께 경기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하면서 LG를 강팀으로 만들었다. 8연패에 빠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선수 탓을 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처음으로 형사재판 법정에 섰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탄핵소추 심판을 통해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 집무실에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적힌 명패가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후 우리 사회는 계속 후유증을 겪고 있다.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아쉬울 따름이다.

권태영(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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