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근대문화유산, 좁은 전시실서 신음
적산 가옥 개조 ‘군항마을 역사관’ 2012년 개관… 총 350여점 전시
일부 자료는 바닥에 세워져 있어
문화원 자리 등으로 이전 제안도
근대 역사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진해의 모습이 담긴 사료들이 협소한 전시공간에 신음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올 연말 개관 예정인 진해문화센터로 신축·이전하는 문화원 공간이나 제황산동 진해탑 내 진해박물관을 군항 마을 역사관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26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중앙동 진해근대역사테마거리 옆에 있는 진해 군항마을 역사관. 실내가 좁아 벽에 걸지 못한 전시물들이 바닥에 세워져 있다./전강용 기자/
진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계획도로로 방사형 거리 등 도시 기반 시설과 건축물을 비롯해 희귀한 사진 등이 많이 남아 있어 ‘근대역사문화의 보고’로 불린다.
창원시는 진해의 근현대사를 담은 사진과 유물을 한데 모아 전시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1월 진해구 중앙동 중원로터리 인근 진해근대역사테마거리 옆에 진해 군항 마을 역사관을 개관했다.
1912년 지어진 2층 목조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이 역사관은 연면적 157㎡로 1층은 86.1㎡(26평), 2층은 71.3㎡(21.5평) 규모이다. 1층은 1910년대 진해 전경,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총 350여 점의 근대역사자료와 상징물 전시공간, 탐방객을 위한 안내데스크, 주민을 위한 연구 작업실 등으로 꾸며졌다. 2층 기획전시실은 진해 근대 풍경과 벚꽃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 시청각교육실 등을 갖췄다. 역사관에는 1949년 8월 이승만 대통령과 대만 장개석 총통의 진해회담 관련 사진,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진해를 방문한 사진 기록, 1952년 5월 대한민국 최초의 지방의회선거 당시 진해시 제1회 지방의회 18명의 의원 전체 사진 등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된 희귀 기록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또 1950~1960년대 진해시 생활상과 1950년대 진해시가지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30분께 찾은 창원시 진해구 중앙동 진해군항마을역사관은 이른 시간 때문인지 관람객을 찾을 수가 없었다. 10명가량이 들어갈 수 있는 역사관 1층은 한쪽 벽을 채운 1912년대 진해면 사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에는 진해역, 진해우체국, 흑백다방 등 근대 건축물 위치가 표시돼 있다. 하지만 벽면이 부족해 일부 사진은 접혀 있다. 20여 명이 동시 관람할 수 있는 2층도 전시공간이 좁아 일부 전시물은 걸지 못하고 바닥에 세워져 있다.
김민영 군항 마을 역사관장은 “군항제 기간에는 하루 250~300명이 역사관을 찾는다”며 “전시공간이 좁아 역사관 확장을 전임 시장 때 주민간담회를 통해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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