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대출 중단 파장, 경남에도 영향 미칠까
농협 경남본부, 기신청자 문의 잇따라
“중단 전 안내문자에 큰 혼란은 없어”
경남은행 “운영에 큰 무리 없을 듯”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이 지난 24일부터 신규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도내 실수요자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농협은행의 최근 대출 중단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한도를 넘어서자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를 5% 이내로 설정했는데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잔액이 7% 넘게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27일 비·준조합원에게도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11월까지 이어진다. 우리은행도 3분기 자체 전세대출 한도가 초과돼 10월말까지 신규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했고 SC제일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특히 지역의 경우 농협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도권 대비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농협은행은 경남도 제1금고, 경남도교육청 금고, 창원시 제2금고 등 경남 도내 주요 기관 금고를 맡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한시적 신규 취급 중단 첫날인 24일 오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영업부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11월 30일까지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 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으며, 기존 대출의 증액, 재약정도 불가능하다. 연합뉴스
창원의 한 부동산카페에는 ‘농협은행에 이미 심사 넣은 전세대출은 상관없냐, 잔금 치러야 하는데 불안하다’, ‘다른 1금융도 막히는건 아닌가’, ‘무주택자들이 제일 피해보는것 아니냐’ 등 대출 규제 관련 글 20여건이 게재됐다.
농협은행 경남영업본부에 따르면 영업점에는 ‘대출을 신청한 건이 정상적으로 실행되냐’는 대출 기신청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경남본부는 대출 중단에 따른 고객 문의나 민원 증가에 대비해 관련 모니터링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현장에서 대출 중단 관련 문의 급증 등의 큰 혼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경남영업본부 관계자는 “대출 중단 3~4일 전에 고객들에게 미리 안내문자를 발송했고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이 미리 대출신청을 많이 접수한 것으로 안다”며 “내부적으로는 타행으로 고객들이 많이 옮겨가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역시 아직까지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과 더불어 도내 대표은행으로 꼽히는 BNK경남은행은 현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 대출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 BNK경남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 발표 후 특별히 대출문의가 늘었다던지하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BNK경남은행의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7월 말 기준 14.3%로 BNK경남은행의 연초 계획보다 64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다만 경남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 수요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 내외라 운영에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BNK경남은행 관계자는 “다만 9월 이사철을 앞두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몰릴 수 있음은 내부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만약 (대출 증가 등의) 움직임이 있는 경우 추가 대책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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