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대전 초등생 피살’ 지역사회 충격]
8세 여아 흉기로 찌른 가해교사
우울증으로 휴직 뒤 지난달 복직
학부모 “어찌 믿고 보내나” 성토
정신병력 교원 관리 요구 목소리
대전 한 초등학교 40대 여교사가 8살 초등학생 1학년 여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에서도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6시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이 학교 1학년 A양과 교사 B(40대)씨가 발견됐다. 119 대원들이 의식이 없는 A양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교사는 경찰에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11일 초등학교 1학년 여아가 살해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어린 자녀와 함께 추모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두고 자녀를 둔 지역 학부모들은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표출했다. 창원에서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학교에 보내고 있는 40대 정모씨는 “가장 안전해야 할 장소인 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 충격적이고 무서운 일”이라며 슬퍼했다. 정씨는 “비단 교사뿐 아니라 방과 후 돌봄도 하는데 모두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며 “특히 저학년은 자기 방어가 안 되는데 정신과 치료 이력이나 폭행 이력이 있는 교사는 배제한다든지 좀 더 세심한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 시스템적으로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30대 강모(창원 의창구)씨도 “비단 교사뿐만 아니라 학교 내부 구성원 모두의 안정적인 심리가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장소인 2층 시청각실./연합뉴스/
지역 육아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도 안타까운 부모의 심정을 나누면서 분노를 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게시글에는 “학생을 보호해 줄 학교에서, 그것도 선생님이…. 누구를 믿고 학교를 보낼지, 이제는 ‘선생님도 조심해라’라고 가르쳐야 하는 건지 무섭다”고 하소연했으며, 기사를 공유한 게시물 아래 댓글에는 ‘기사를 읽는데 손이 너무 떨린다.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 뉴스는 처음이다’, ‘차라리 일을 그만두지 왜. 아무 죄가 없는 애가 너무 불쌍하다.’ ‘아이 부모 심정이 어떨지. 아직 애기인데 부모 가슴이 찢어지겠어요’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아이들이 선생님이라고 하면 의심 없이 따라가는 만큼 정신 병력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편 경찰은 정교사 신분인 해당 교사가 우울증 등의 문제로 휴직했다가 지난해 말 복직한 것으로 파악했다. 복직 후 교과전담을 맡은 교사는 1학년생인 숨진 학생과는 평소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동기에 대해 자신이 수업에서 배제된 것을 계기로 아무 학생이나 상관없이 범행 대상을 정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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