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불티 튀어 화르르… 반복되는 참사 대책 절실

기사입력 : 2025-02-16 20:27:28

33명 사상자 ‘반얀트리 부산 화재’
1층에 적재된 단열재서 발화 추정
경남서도 과거 유사 사례 잦아
노동부, 전국 공사현장 긴급 점검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 호텔 신축공사장 화재’가 현장에 쌓여 있던 단열재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남지역에서도 유사 화재 사례가 빈번했던 만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연기가 퍼지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연기가 퍼지고 있다./연합뉴스/

16일 소방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 51분께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 서 불이 났다. 화재 사망자는 6명, 연기 흡입 등 부상자는 27명으로 집계됐다. 경상자 중에는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도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불은 공사 현장 내 3개 건물 중 한 건물의 1층 내부 적재된 단열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1층 공사 현장에서 배관을 절단하고 용접하는 등 작업이 이뤄졌다. 조사 과정에서 지상 1층 바닥 배관 구멍으로 연기가 유입된 뒤 화재가 급격히 확산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5월 개관을 앞두고 있던 호텔의 시설 규모는 지하 3층에 지상 12층 규모 3개 동으로, 준공 후 마무리 공사 중이었다. 사망자들은 건물 1층에서 모두 발견됐다. 화염과 연기가 출입구 쪽을 막으면서 작업자들이 제때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화재 당시 현장에서 대피한 작업자들은 “검은 연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삽시간에 퍼졌다”고 진술했다.

소방은 대응 1단계 발령 2시간여 만인 오후 1시 34분에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당시 현장 주변에는 수백 명이 공사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14명은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인부들 사이에선 용접 과정에서 불티가 단열재에 튀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겨울철 공사장은 건조한 데다 내부 작업이 많은 탓에 용접 등 작업 시 발생하는 불티가 가연성이 높은 스티로폼이나 단열재 등에 떨어져 착화되는 화재가 잦은 편이다.

경남에서도 과거 유사 화재 사례가 잦았다. 지난 2023년 3월 김해 상동면 한 자원순환시설에서 저장고 벽면 용접 작업 중에 발생한 불티가 저장고 내 플라스틱 원료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해 4억7000만원 상당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2020년 2월 김해 주촌면 공판장 신축 건물 내부 작업을 하던 중에도 산소절단기에서 발생한 불꽃이 근처 우레탄폼에 옮겨 붙어 1명이 다치고 5억원 상당 재산 피해가 났다.

2020년 4월에는 경기도 이천 한 물류창고에 불이 나 38명이 숨지는 참사를 빚었다. 당시 이 화재는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꽃이 천장 마감재 속 우레탄폼으로 튀어 발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계기로 2023년 7월부터 건설현장에 용접 불티가 대형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인근 가연물에 방화포를 설치하고, 작업 중 발생하는 가연성가스를 탐지하기 위해 가스누설경보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건설현장 안전기준을 강화한 ‘건설현장의 화재안전성능기준’이 시행됐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번 부산 기장군 호텔 공사장 화재 참사와 관련해 전국 공사 현장 1000개소 이상을 긴급 점검한다고 밝혔다. 주요 점검 사항은 △현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작동 여부와 △용접방화포·용접비산방지덮개 사용 방법에 대한 근로자 교육 실시 △화재가 우려되는 작업 간 혼재작업 금지 △화재감시자의 적절한 배치 △적정 소화설비 설치와 비상대피로 확보 및 대피훈련 등이며,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 관계기관과의 합동점검 등도 추진한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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