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발신번호 ‘010 변환 기계’ 관리한 일당 검거

9명 구속·이동형 중계기 182대 등 압수

기사입력 : 2023-06-13 20:39:24

전화금융사기 조직과 공모해 ‘070’으로 시작하는 해외 발신 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기’를 관리해준 국내 관리책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반부패범죄수사2계는 발신 번호 변작(변환) 중계기를 대대적으로 단속해 사기 등 혐의로 13명을 검거해 A(20대)씨 등 9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고정형 중계기 11대와 이동형 중계기 182대, 차명(借名) 유심 1174개를 압수했다.

발신 번호 변작 중계기는 해외에서 걸려 오는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기계(게이트웨이)로, 수신자가 해외 전화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게끔 만들기 때문에 전화 금융사기 조직에서는 필수품으로 불린다.

경찰이 압수한 중계기./경남경찰청/
경찰이 압수한 중계기./경남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SNS와 구직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고 연락해 일주일에 약 20만원씩을 받고 중계기를 설치·운용하는 등 관리해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전화금융사기 조직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원룸과 오피스텔, 아파트 엘리베이터 관리실 등에 중계기를 보관하거나 자신의 차량·오토바이에 이동형 배터리와 중계기를 싣고 다니며 경찰 추적을 피해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중계기와 유심 등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통해 중계기를 공급한 전화금융사기 조직 윗선을 계속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경남의 전화금융사기 범죄는 521건, 피해액은 10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경찰은 지난해 총책·관리책·현금수거책 등 1144명을 검거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304건이 발생했고, 피해액은 44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수사·형사·광역수사부서로 구성된 전화금융사기 근절 TF(태스크 포스)를 통해 신종 범행 수법에 대응하고, 피해자 경제적 지원에 집중하는 등 전화금융사기 범죄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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