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회복세 동남권 경제, ‘코로나19’에 발목 잡히나
BNK 연구센터, 당초 2.1% 전망
수출 전년비 6.7%↑ 분석했으나
감염증 여파 기업 등 피해 속출
올해 동남권 경제 성장률이 8년 만에 2%대를 회복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 가운데 리스크로 부상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제 성장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2월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올해 경남·부산·울산 등 동남권 경제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2017년 0%, 2018년 -0.3%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깨고 2012년 이후 8년 만에 2%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조선, 자동차의 회복세와 함께 전방산업 개선에 따른 철강, 기계의 완만한 회복 흐름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무역 전망도 긍정적으로 예측됐다. 수출은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조선·자동차산업 업황 개선에 힘입어 전년 대비 6.7% 증가한 13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입도 전 세계 수입수요 증가세가 지난해 1.0%에서 올해 3.3%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상에 따라 동남권 주요 수출국 수입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갑작스러운 글로벌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도내 기업들의 피해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부품을 전량 수입하는 도내 한 철근보강재 제조업체는 중국 납품업체로부터 3월 초까지 납품 불가 통보를 받고 이달 말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도소매 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도내 한 의류 유통업체는 중국 후베이성에 있는 납품업체에서 2월 말까지 공장 가동 중단을 통보해 3월 봄 신상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황 개선이 기대됐던 자동차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여파로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은 중국에서의 부품 수급 문제로 조업이 중단됐다가 지난 11일부터 재개됐다. 르노삼성 부산공장도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오는 16일까지 생산라인 가동 중단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면 휴업했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을 재개한 11일 오전 납품 차량이 울산시 북구 현대차 명촌정문을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도 피해 상황을 점검, 예측하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경남중기청, 한국무역공사 등 13개 유관기관이 지난 2~7일 수행한 기업 모니터링 결과를 경남도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조사대상 178개사 가운데 53.9%인 96개사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이중 31.4%인 56개사가 중국 현지공장 가동중단, 중국 수출물량 홀딩, 중국부품조달 애로 등을 예상했고, 28개사(15.7%)는 사태 장기화 시 생산 차질까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경남은 중국 수·출입 비중도 대단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경남의 수출 비중 11.6%를 차지해 미국(15.7%)에 이어 두 번째 수출 대상국이고, 수입은 중국이(20.9%) 가장 많았다.
경제계는 올해 경장 성장률 수정 전망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을 2.3%로 제시한 바 있다. 오는 27일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인데,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길어질 경우 동남권 경제에도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 백충기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리스크가 동남권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사태가 얼마나 지속하는가에 달려 있다”면서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동남권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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