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발언대] 최선일까- 박준영(디지털뉴스부)

기사입력 : 2024-09-23 19:19:57

감독 통산(대행 포함) 401경기 197승 197패 7무 승률 0.500. 경질된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의 성적표다.

2020시즌 이동욱 전 감독 경질 후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강 감독은 그해 말 3년 총액 10억원의 조건으로 NC와 3년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을 남겨두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정식 감독으로 내디딘 강 감독의 첫 발걸음은 당찼다. 지난해 NC를 정규시즌 4위로 이끌었고 포스트시즌에서 9연승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 무대까지 밟아냈다. 기대 속 시작한 2024시즌 역시 출발은 좋았다.

5월 중순까지 KIA 타이거즈와 선두 경쟁을 펼치며 다시 한번 가을야구 진출을 바라봤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들이닥쳤다. 손아섭(무릎 십자인대)과 박건우(손목 골절)가 7월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고 에이스 하트마저 감기 몸살로 장기 결장했다. 주축들의 이탈, 투·타의 흔들림 등에 NC는 무너지기 시작했고 결국 팀 창단 최다 11연패에 빠지게 됐다. 강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했을 것이고 뜻대로 되지 않음에 답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 운영과 선수 기용 등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의문이 드는 것은 시즌 종료까지 몇 경기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구단은 왜 이 같은 결단을 내렸을까. 승부처를 띄워 선수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 상황도 아닌데 말이다.

지금까지 계약기간을 채운 감독이 단 한 명도 없는 NC다. 김경문, 이동욱 전 감독부터 강 감독까지 3명의 사령탑 모두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3차례나 같은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한 번의 실패는 곧바로 아웃인 셈이다. 이번 강 감독 경질에 있어 구단은 ‘사령탑을 교체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습관화되는 조직 문화를 지양하고자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 떠넘기는 것은 아닐까. 구단의 경질 시기와 분위기 쇄신은 어떤 것을 말하고 하는 것일까.

NC 사령탑에 누가 앉을지 모를 현재, 새로운 감독 역시 한 번의 실패를 범하게 된다면 이미 결말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박준영(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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