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농부다] (9) 창원 동읍서 단감 농사 짓는 김성인씨

감 키운 지 10년… 몸으로 부딪쳐 ‘과수 농업’ 감 잡았죠

기사입력 : 2024-11-26 21:27:30

유년 시절 농사짓던 부모님 보고 자라
군대 전역 후 자연스레 농업에 입문
2015년 농사 시작… 9900㎡ 밭 일궈

스마트팜 대신 과수 재배 매력 느껴
기후 변화·병충해, 부지런함으로 극복
직거래 통해 연 9000만원 수익 창출

“매년 같은 일 반복하는 삶 만족해
가르침 줄 수 있는 선배 농업인 꿈꿔
귀농 희망 청년들 신중히 결정하길”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3가지 요소가 있다. 옷과 집 그리고 바로 음식이다. 농부는 이 중 음식을 담당하는 첫 단계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만난 농부는 농사를 통해 필수 요소 중 한 가지를 자신이 책임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청년농부 김성인(32) 씨는 10년 동안 창원 동읍에서 단감을 키워내고 있다. 그의 단감밭은 총 9900㎡(3000평) 남짓, 평지가 아닌 경사가 가파른 곳에 있어 단감을 키우다 넘어지기도 다치기도 하지만 자신의 감을 먹고 행복해할 이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농부의 등을 보고 자란 아이… 단감 농부로 자라다= 어린 시절 농사를 짓고 있는 부모님의 등을 보고 자란 김성인 씨는 군대를 전역한 뒤 자연스럽게 농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지역에서 태어나 농부의 삶을 바라보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농촌의 사람에 매료됐고, 농촌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렇게 2015년에 단감 농사를 시작한 그는 현재 10년 차 농부가 됐다.

최근 귀농을 결정하는 많은 젊은 귀농인들은 스마트팜 농장을 운영한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최적의 농작물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스마트팜 대신 과수 농업에 자신의 삶을 녹여냈다.

“귀농하는 젊은 세대는 보통 스마트팜 쪽으로 많이 하는 데 사실 비용도 굉장히 많이 들기도 하지만 스마트팜이 젊은 귀농인들에게 맞는 농업이에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과수 농업이 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제가 살고 있는 이곳에는 단감을 많이 재배하다 보니 단감 농사를 시작하게 됐죠.”

창원 동읍에서 단감을 키우고 있는 10년 차 청년농부 김성인(32)씨가 자신의 단감밭에서 환하게 웃어 보이고 있다.
창원 동읍에서 단감을 키우고 있는 10년 차 청년농부 김성인(32)씨가 자신의 단감밭에서 환하게 웃어 보이고 있다.

◇기후 환경, 병해충 두려움…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성인씨는 직거래를 통해 단감을 판매하며 시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매년 9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큰돈은 아니더라도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농촌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그이지만 힘든 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올해 여름 무더웠던 날씨로 원래라면 11월 중순이면 수확이 끝났어야 하지만, 지금도 감나무에는 익지 않은 감들이 달려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탄저병 때문에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탄저병 때문에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했어요. 평년에 비해 한 50% 정도밖에 수익을 내지 못했어요. 그리고 올해 같은 경우 수확을 마쳐야 했을 시기인데 여름이 길어서 그런지 원인을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아직 새파란 단감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요. 변해가는 기후 환경 속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에 사실 두려움이 있어요.”

농부인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 그이지만 사실 맨땅에 헤딩하듯 농사일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한테 물어보며 스스로 이론을 공부하고 현장에 적용하며 결과를 얻어냈다. 병충해와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지만, 성인씨는 부지런함으로 극복해 나갈 생각이다.

“농사가 어려우면 어렵다고 할 수 있고 쉬우면 쉽다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농사는 무엇보다 부지런하게 일해야 가을의 결실에 있어서 매우 큰 차이를 보여요. 그렇기에 하루하루 부지런하게 움직이려고 하죠.”

자신이 키운 단감을 따고 있는 김성인씨.
자신이 키운 단감을 따고 있는 김성인씨.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 정답= 단감 농사의 1년을 살펴보면 가을철 수확을 끝낸 뒤 다가오는 겨울은 재정비의 시간이다. 밭에 퇴비를 뿌리고 가지치기와 관수와 시설 정비에 들어간다. 그리고 봄이 오면 단감 꽃을 솎아주고 제초 작업, 도장지 유인 작업, 병해충 등 문제가 되는 것들에 대한 조치, 농약 방제 작업을 끝내면 또다시 수확 철이다. 매해 같은 일의 반복이지만 농부는 지금과 같은 삶에 있어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

“놀러 가고 싶을 때 놀러 갈 수 있고 가족들과 시간 보내고 싶을 때도 함께 시간 보낼 수도 있죠. 그리고 제 감을 맛있게 사드시는 분들한테 연락받을 때 굉장히 보람을 느끼는 그런 맛으로 살아요. 저는 스스로가 만족하면서 사는 삶을 살고 싶거든요. 다른 사람들 눈치 볼 필요도 없고 그냥 여기는 노력하는 만큼 이제 성과가 나오는 곳이기도 하고 엄청나게 큰돈을 못 벌더라도 지금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기에 이곳에서 지내는 게 너무 좋아요.”

농부로서의 삶에 행복을 느끼고 있는 그이지만, 귀농을 택하는 청년들에게 있어서 농사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는 부모님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셨고 어느 정도 과수원 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귀농을 하시려는 분 중에서 무작정 하시려는 분들이 있는 데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하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귀농을 준비하는 것에 있어서 완벽하게 준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지역에 연고가 있거나 기초적인 기반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신중하게 잘 고민하고 하셨으면 좋겠어요.”

◇따뜻함을 나눠주는 농부= 잘 돌봐주는 만큼 좋은 결실로, 가을을 반겨주는 단감과 함께한 지도 10년. 단감밭이 경사지다 보니 넘어질 때도 다칠 때도 있어 괜스레 울컥하는 순간들이 있지만, 농부가 꿈꾸고 있는 목표에는 따뜻함이 녹아 있다.

“주변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농업인이 되면 좋겠어요. 혹시 나중에 후배 농업인들이 저를 찾아온다면 저를 통해서 하나라도 배우고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선배 농업인이 되고 싶어요.”


창원시 청년농부 지원 혜택

육성·영농정착·안정화
3단계 맞춤형 사업 전개
역량 강화·자금 등 지원

창원시는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유입과 정착, 안정화 등 3단계로 구분해 청년농업인 맞춤형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육성 단계에서는 유능한 인재가 농촌에 유입될 수 있도록 청년농업인 역량 강화 및 컨설팅에 중점을 둔 사업을 펼친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신규농업인 현장실습교육과 귀농인 안정정착 지원사업, 청년농업인 역량강화 교육, 청년농업인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사업 등이 있다.

영농정착 단계에서는 청년농업인들의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을 다각도로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정책자금 최대 5억원을 1.5% 저리로 융자해 주는 후계농업경영인 지원사업이 있다. 또 청년농업인 화훼 생산기반 확충 시범사업을, 청년창업농 맞춤형 지원사업, 청년농업인 마케팅 지원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청년농업인 안정화 단계에서는 안정적인 정착과 경영지원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마련했다. 청년농업인 취농인턴제 지원사업과 함께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 청년농업인 취농직불제, 여성농업인 출산바우처 지원사업 ,청년후계농 농지 임대료 지원사업, 청년농업인 정책자금 이자차액 지원사업,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 등이 마련돼 있다.

글= 박준영 기자·사진= 권아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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