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꿈꿔요” 소멸 위기 마을주민 간 ‘의미있는 소통’

기사입력 : 2025-01-16 20:06:36

밀양소통협력센터 지역연결 실험
도내 곳곳 9개 커뮤니티 대화모임
양산 ‘발달장애인 돌봄’ 머리 맞대
고성 ‘지방소멸’ 남해 ‘빈집’ 고민
함양 ‘로컬서 행복찾기’ 주제 눈길


소멸이 진행되는 지역에서 주민과 주민이, 마을과 마을이 연결된다면 어떤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까. 경남 곳곳에서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며 지역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간다.

경남의 창조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성장 플랫폼인 ‘밀양소통협력센터’가 ‘2024 지역연결실험실@055’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경남의 9개 커뮤니티가 지난 9월부터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가치 실현을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에 나섰다.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참여 커뮤니티들은 각 지역에서 실험을 기반으로 한 대화모임을 주최했다.

오봉살롱의 김지영 대표가 지난 15일 양산 오봉살롱에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신뢰하고 소통하며 서로를 돌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주제로 대화모임을 하고 있다.
오봉살롱의 김지영 대표가 지난 15일 양산 오봉살롱에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신뢰하고 소통하며 서로를 돌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주제로 대화모임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양산 ‘오봉살롱’이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신뢰하고 소통하며 서로를 돌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주제로 대화모임을 진행했다. 이날 호스트는 오봉살롱의 대표이자 발달장애인의 부모인 김지영(55)씨 팀이다. 김씨는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다목적 커뮤니티스튜디오인 ‘오봉살롱’을 포함해 발달장애인 도시양봉가가 활동하는 사회적기업 ‘비컴프렌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역연결실험실을 통해 발달장애인 친화 가게인 ‘다가가게’의 론칭 작업을 시작했다. ‘오봉살롱’을 1호점으로 마을에 인접한 다양한 가게를 ‘다가가게’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대화모임에서 그는 “발달장애인의 부모로서 발달장애인의 소통이 힘드니 가게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를 지켜봐 왔다”며 “가게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서로가 환대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취지를 얘기했다. 이어 “지역에서 지속가능하게 살기 위해 돌봄의 가치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창원에서는 ‘지역에서 청년으로 살아남기’, 고성에서는 ‘지방소멸에 대한 솔직한 대화’, 남해에서는 ‘빈집을 테라포밍한 비인간존재는 누구?’, 산청에서는 ‘손기술과 자급자족으로 연결되기’, 함양에서는 ‘로컬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은?’ 등을 주제로 한 대화모임이 열려 실험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눴다.

고성의 지역 청년, 주부 등이 모인 ‘로컬포인트 레츠고성’은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가치 기반의 화폐를 만들었다. 지역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면 지류화폐 ‘고메(고구마)’를 지급, 지역 안에서 연계된 소상공인 가게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실험이다. 김군미 팀장은 “실험을 통해 지역민이 지역에 기여를 해서 화폐를 얻고, 그 화폐를 쓰고 받으면서 새롭고 다양한 관계가 형성되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앞으로도 이 실험을 확장시켜서 우리 지역 안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해의 귀촌 청년들인 ‘카카카 친구들’은 ‘주인없는 유자나무’를 주제로 한 실험을 진행했다.

안지원 기획자는 “처음에는 ‘주인없는 유자나무’를 서리하기 위해 남해의 마을마다 빈집을 찾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사람이 떠난 빈집이 재야생화가 되면서 사람이 아닌 동물과 자연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는 모습을 포착했다”며 “빈집을 지역의 문제로 생각하기 보다, 마을 자원과 가치 실현의 장으로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생겼다”고 얘기했다. 이들은 실험을 주제로 한 전시를 오는 2월 진행할 계획이다.

송하진 밀양소통협력센터 시민협력팀장은 “지역연결심험실@055 사업이 경남의 각 지역에서 시민주도의 지역변화를 위한 자생적 시도의 기반을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각 프로젝트들이 실험에서 지속적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이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어태희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


  • -----test_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