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인 ‘예술 하모니’
서울 인사동 경남갤러리 ‘UNI-하모니Ⅱ’
발달장애인 자녀·부모 작품도 함께 전시

김윤재 作 ‘그것만이 내 세상’
내가 본 아름다움을 당신에게도 보여주는 것. 그림을 그리고 또 보는 데 장애와 비장애는 없다. 서울 인사동 경남갤러리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기획전 ‘UNI-하모니Ⅱ’로 2025년의 첫 전시를 알렸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기획전에는 경남에서 활동하는 발달장애인 작가와 비장애인 작가, 발달장애인 자녀와 부모 등 16명이 작품 47점을 선보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이 소속된 지역 창작단체 UNI와 경남미술협회가 공동주관했다.
전시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미순, 권연순, 박희선, 이윤자, 조현순 등 비장애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서양화, 한국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백다예 作 ‘그리움’
참여자 중 김윤재, 백다예, 서라영, 이종언, 장애린 작가는 발달장애인이다. 김윤재 작가는 연필과 아크릴 물감으로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아름다운 지역의 풍경을 화폭에 옮긴다. 백다예 작가는 먼 풍경의 도시와 자연을 선명하고 개성적인 색감을 통해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서라영 작가는 도시와 공존하는 벚나무의 조화를 그려낸 ‘벚꽃엔딩’ 시리즈를 내놓았다. 음식을 좋아하는 이종언 작가는 화폭을 식탁으로 사용,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메뉴를 먹음직스럽게 옮겨놨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장애린 작가는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즐겁고 긍정적인 감정을 그림으로 내보인다.

발달장애인 부모 作 ‘밤도 괜찮아’
발달장애인 자녀와 부모 6인의 작품도 함께 걸린다. 발달장애인 부모의 그림에는 자녀를 향한 마음이 담긴다. 푸른 밤, 방파제 위에 선 등대를 표현한 모습인 ‘밤도 괜찮아’는 발달장애인 자녀가 낯선 환경과 사회에 대한 편견을 밤으로 표현한다. 작은 신발 두 켤레를 그린 그림 ‘너를 보며’는 걸을 수 없었던 자녀가 걷는 과정을 지켜본 부모의 응원과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다.
문미순 UNI 대표는 “그림을 그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장애와 비장애를 떠나 개인에게 큰 의미가 있다. 내가 잘하는 것을 발견하면서 자존감이 향상되고 성취감을 느껴낸다”며 “이번 전시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문화적 소외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