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다양하게… 칵테일처럼 작품 즐겨요

창원 바인딩서 작가 100인 ‘칵테일 파티’ 展

내달 9일까지 조각·설치·회화 작품 등 선봬

기사입력 : 2025-02-02 21:33:36

칵테일, 가볍지만 그렇기에 즐겁고 다채로운 한 잔. 창원에서 100여명의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칵테일처럼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창원 문화공간인 바인딩과 아트경남이 오는 3월 9일까지 기획전시 ‘COCKTAIL PARTY’를 바인딩에서 열고 있다. ‘수탉(Cock)’과 ‘꼬리(Tail)’의 조합에서 유래한 ‘칵테일(Cocktail)’을 전시 주제로 차용한 것은 수탉의 울음과 같이 2025년의 시작을 맞이하는 마음과, 칵테일 한 잔과 같이 한 뼘 크기의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는 의미에 있다.

창원 문화공간 ‘바인딩’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 ‘COCKTAIL PARTY’.
창원 문화공간 ‘바인딩’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 ‘COCKTAIL PARTY’.

전시에는 지역 작가가 포함된 100여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주택 지하를 개조한 좁은 공간에 손바닥 한 뼘 크기의 조각, 설치, 회화 작품 등이 곳곳에 자리 잡았다. 보라색으로 칠한 전시대에 올라온 작품들은 저마다 다양한 개성을 뽐낸다. 공간에 처음 들어서면 보이는 작품은 이산 작가의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옮긴 ‘시선(One’s eyes)‘이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레이저를 반사시켜 관객들이 든 거울로 옮긴다. 빛은 관객에 따라 반사되고 굴곡되며 시선이 분산한다. 작가는 지난달 전시 개막식에서 직접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각 작가의 작품에는 작가의 이름, SNS의 QR코드와 함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짤막한 ‘레시피’가 덧붙는다. 이 작가의 레시피는 ‘관계, nonamed, 비존재’다.

지난달 전시 개막식에서 진행된 이산 작가의 퍼포먼스 장면./바인딩/
지난달 전시 개막식에서 진행된 이산 작가의 퍼포먼스 장면./바인딩/

‘레시피’는 작품을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다양한 재료가 섞여 완성되는 칵테일처럼, 각 작품에는 이를 구성하는 메시지가 담긴다. 각 작가들이 가진 자신만의 다채로운 레시피는 다양한 상상력을 일으킨다. 한국의 전통적인 색감으로 로봇을 그려낸 박종희 작가의 ‘이상한 나라의 메카닉’은 ‘로봇, 만화, 단청’의 레시피를 가진다. 동판을 패턴으로 비늘처럼 덧붙인 윤지영 작가의 ‘Pattern#5’에는 ‘심상의 에너지, 수직, 방어’가 재료다. 거친 돌덩이 같기도, 할매의 주름살 같기도 한 질감을 가진 한혜림 작가의 ‘살 빌려 쓰는 안부’의 레시피는 ‘안부, 주름, 손길’이다.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에 불꽃을 입혀 생명력을 섬세하고 또 격정적으로 그린 듯한 장동수의 ‘The Eternal Skull’은 ‘이중성의 불꽃, 영원의 해골, Fire and Skull’을 표상한다. 그린, 퍼플, 핑크의 색감을 이용해 두 인영의 관계를 잇는 장두영 작가의 ‘green, purple, pink’의 레시피는 작품명과 동일하다.

전시되고 있는 100여개의 작품들은 모두 개인 소장이 가능하다. 대부분 소품의 크기이기에 가격대는 1000원에서 200만원까지 다양하다. 정진경 대표는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수많은 문을 열어 시각적 즐거움과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며 “칵테일 한 잔이 가볍게 느껴질지라도, 시간이 더해질수록 깊고 풍부한 레시피로 완성되듯 이번 전시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관람객에게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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