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으로 본 ‘분청도자대전 15년’
김해분청도자박물관, 2010~2024 대상작 전시
내달 30일까지 현대 분청사기 흐름 보여줘
회색 또는 회흑색의 태토 위에 백토를 입혀 구워내는 조선시대 대표 도자기인 분청사기는 세종이 각별히 애정을 보였다고 전해질 만큼 오랜 전통과 멋을 자랑한다. 그러한 분청사기가 현대에 이르러 새롭게 변모하며 다채로운 미학을 펼치고 있다.
김해분청도자박물관이 다음 달 30일까지 ‘대한민국 분청도자대전 15년의 발자취’ 전시를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전시에는 우리나라 대표 도자공모전인 ‘대한민국 분청도자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작품이 진열됐다.

2012년 대상작, 임정훈 作 ‘생명’
2010~2024년 대상 작품 15점을 통해 현대 분청사기의 양식과 흐름을 읽어낸다. 전시는 대상작들이 가진 유형별 특징을 주요 관점으로 잡아 배치됐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먼저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은 2012년 수상작 ‘생명(임정훈)’이다. 두 개가 한 쌍인 이 작품은 분청사기의 전통방식인 상감(무늬를 그려낸 뒤 무늬 부분을 긁어내는 기법)이 두드러진 가운데 현대적인 기형으로 리듬감을 표현해냈다.

2022년 대상작, 홍민수 作 ‘도시이미지-더 큰꿈을 위하여’
이와 같이 현대적인 미를 보이는 작품은 2022년 ‘도시이미지-더 큰꿈을 위하여(홍민수)’이다. 삼각형 형태의 도자 세개에 상감·조화·박지 등의 전통법을 이용, 기하학적인 무늬를 새겨놨다.

2011년 대상작, 임호형 作 ‘분청사기 상감목단인화문장군’
도자대전의 초반 대상작들에서는 상감과 인화(문양을 새긴 도장으로 그릇 표면에 반복적으로 찍는 기법) 등 전통적인 분청도자의 미를 발견할 수 있다. 2011년 ‘분청사기 상감목단인화문장군(임호형)’과 2013년 ‘가을(백복입)’이 그렇다. 귀얄(넓고 굵은 붓을 이용해 기면 위에 백토를 바르는 기법)을 주로 사용한 2019년 ‘그해 겨울(박연태)’과 2021년 ‘김해 오토 분장을 입히다(임용택)’에서는 투박하고 무심한 붓길과 그 속에 이어진 흰색 분장토의 길이 돋보인다.

2020년 대상작, 이문현 作 ‘분청 호랑이 이야기’(사진 오른쪽)
2020년 ‘분청 호랑이 이야기(이문현)’는 전통 민화에 나오는 호랑이 그림을 모티브로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수상 당시 작가는 25살로 도자대전의 최연소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2024년 대상작, 전영철 作 ‘김해 무척산 호랑이'
가장 최근인 2024년 대상작 ‘김해 무척산 호랑이(전영철)’는 호랑이의 형태를 조형해 조각과 같은 덩어리감이 드러난다.
전시를 기획한 강영수 김해분청도자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김해는 분청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유일한 도시”라며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요즈음, 분청의 뛰어난 미를 볼 수 있는 도자대전 수상작들을 통해 분청도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한다”고 얘기했다.
한편 분청도자대전은 김해시가 주최하고 김해분청도자박물관과 김해도예협회가 주관하며 지난 2010년부터 매년 가을에 개최되고 있다. 대상을 포함해 금상, 은상, 동상, 장려, 특선, 입선 등 40여점을 시상한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