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며] 경남 AI제조혁신 성공하려면- 이명용(경제부장·선임기자)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제조현장에 AI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부의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 선정을 비롯, 경남도의 ‘초거대 제조AI산업 육성’과 창원시의 ‘창원산단 AI 자율제조 산단구축’ 등 관련 사업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급격한 임금 상승과 선진국가와 기술격차 축소, 인력난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경남제조업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바람직하다. 특히 경남의 제조업은 조선, 철강, 자동차 부품 등 업종의 성격상 중대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해서도 AI 도입이 시급하다. 하지만 AI를 업체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선 업종별·공정별 개별업체의 AI 대표 적용사례들을 바탕으로 표준화된 AI모델을 먼저 개발해야 하는 등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지자체 등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 표준화된 모델이 개발되면 여기에다 각 기업이 가진 제조 현장 데이터를 투입하면 AI가 공정 최적화, 품질 검사 등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해준다.
AI 자율제조 선도프로젝트에는 12개 업종의 대기업 9곳과 중견·중소기업 17곳이 선정됐는데 도내에선 삼성중공업(중대형 선박 배관 자율제조 시스템 구축)과 DN솔루션즈(하이엔드 절삭가공 전문 공장 구축)가 포함됐다. 자율제조란 제조 전 과정에 AI 기반의 로봇·제조설비를 활용해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는 미래의 생산환경을 뜻한다. 이 선도프로젝트는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 산업별 협회·단체가 참여해 기술을 개발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일종의 ‘기술 동맹’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업계의 챗GPT 격인 ‘AI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개별기업이 활용하게 된다.
‘초거대 제조AI산업 육성사업’은 경남테크노파크(사업수행 주관)와 카이스트(KAIST), 경남대 등 총 15개 기관과 디지털 공급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초거대 제조AI’는 수많은 제조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품질 관리와 생산 공정의 최적 상태를 스스로 찾고, 또 문제 해결까지 하는 인공지능이다. 이 사업은 초거대 제조 AI 모델과 응용서비스 2종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창원산단 내 KG모빌리티와 신성델타테크에 적용하게 된다. 실증사업을 거쳐 창원산단 내 기업들에게 보급한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AI 자율제조 초일류 제조혁신 생태계 조성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창원산단의 기계·항공·방산·자동차·미래모빌리티(드론) 5대 섹터를 중심으로 내년부터 지역 거점기업을 육성하고, 2028년부터는 뿌리기술과 로봇기술을 결합한 ‘창원 AI 자율제조 전담 지원센터’를 구축해 자율제조 특화 장비구축, 기업·애로기술 지원,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역업체에 빠른 적용을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초거대 제조AI(AI 자율제조) 개발을 위한 지역 디지털 인재 양성과 디지털 기업의 역량 강화, 산·학·연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초거대 제조 AI의 경우 국내에서 처음 도입하는 만큼 어려운데다 제조업 현장에 실증을 통한 보급·확산을 위해 그렇다는 것이다. 또 개발 과정에서 지역 공급업체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핵심기술 개발은 타 지역 전문 기관과 업체들의 연계협력이 필요하겠지만 현장의 근접 고객지원과 적용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개발·실증 후 보급·확산을 위해 지역 SW공급기업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이명용(경제부장·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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