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인화정공, 에어인천 경영권 인수할까
실소유 ‘에어인천’ 아시아나 화물 인수
국내 2위 항공화물사업자로 올라서
현대글로비스, 우선매수권 가져 변수
창원국가산단 내 인화정공이 에어인천의 경영권을 인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어인천은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최근 최종 인수했고 에어인천의 실질적 소유주는 인화정공이다. 매출 1040억원(2023년 기준)에 불과한 인화정공이 향후 에어인천을 직접 경영하게 되면 전체 매출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중견기업으로 비상한다.
인화정공은 과거 사모펀드(PE)와 손잡고 HSD엔진(현 한화엔진)의 인수에 나섰다가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뒤 이 회사의 경영권 확보 후 한화그룹에 매각한 바 있다.

김관식 에어인천 대표가 서울 강서구 에어인천·아시아나카고 통합 태스크포스(TF) 현판 앞에 서 있다./에어인천/
◇에어인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일한 화물 전용 중소 항공사인 에어인천은 지난달 16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47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에어인천은 국내 항공 화물 사업 시장 6위에서 2위(운송량 기준)로 올라서게 된다. 계약 체결과 함께 에어인천은 오는 7월 ‘뉴에어 인천’ 출범을 목표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기존 인력 200여명에 화물사업부 인력 800여명이 늘어남에 따라 서울 강서구에 새 거처도 마련한다. 사명도 바꾼다.
이에 맞춰 대표이사도 지난해 12월 11일 김관식 전 에어인천 수석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새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재무, 회계 분야에 오래 몸담아 온 ‘재무통’으로, 2018년에는 인화정공이 최대주주였던 HSD엔진 부사장 겸 CFO로 영입돼 지난해 2월 임기를 마쳤다. 김 대표는 화물사업부 합병에 따른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기적인 조직통합과 에어인천 직원들의 처우개선, 차질없는 통합운항 준비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부터 통합효과가 나타나면 통합 에어인천의 연간 매출액은 1조원(2023년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출 1조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에어인천 매출액(2023년 기준 707억원)을 더하면 예상 매출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통합 에어인천의 5년 뒤 매출 목표는 3조원이고 2026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진행 예정이다.
◇인화정공, 에어인천 경영권 인수여부= 업계의 관심사는 인화정공이 향후 에어인천의 경영권 인수에 나설지다. 현재 에어인천의 최대주주는 소시어스 제5호 PEF(80.3%)이며, 2022년 소시어스가 에어인천을 사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펀드 지분을 인화정공이 63.8%갖고 있다. 인화정공이 실질적인 소유주인 셈이다. 출자금액은 925억원이다. 에어인천의 지배구조는 ‘인화정공→소시어스 제5호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PEF)→소시어스에비에이션㈜(SPC)→에어인천’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6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를 위해 현대글로비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현대글로비스가 전략투자자(SI)로 참여하면서 1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고 1차로 500억원 납입과 함께 사모펀드의 지분 34.9%를 확보했다. 이어 화물사업부와 합병 절차를 거칠 때 잔여 2차 출자금 1000억원을 납입하면 지분율도 높아지고 F1(재무투자자)의 우선매수권도 갖기로 한 것이다. 반면 인화정공은 추가 출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3~4년 후 펀드 해체를 가정하면 현대글로비스가 경영권 인수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는 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7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에어인천 인수 가능성에 대해 “인수 여부는 정상화 과정을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으며, 보유 지분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할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결국 현대글로비스가 경영권인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인화정공에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인화정공 측은 “항공사업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해 향후 추가 출자자 등이 늘어나는 등 변수가 많아 현재 단계에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