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 성장 전망치 대폭 하향
2.75%… 2년 4개월 만에 2%대 진입
성장률 1.9%→1.5%로 0.4%p 낮춰
美 관세 정책·정치 불확실성 등 반영
한국은행이 여전히 143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 부담에도 새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2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3.0%)에서 0.25%p 낮춘 2.75%로 결정했다. 2%대 기준금리는 2020년 10월(2.5→3.0%)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차는 1.75%p로 다시 벌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8월까지 13차례 연속 최장 기간 기준금리를 동결(연 3.50%)하다 지난해 10월 4년 5개월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선 후 11월에도 금리를 0.25%p 내렸고 이번이 세 번째 인하다. 올해 1월에는 고환율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금통위가 다시 금리 인하로 통화 완화에 나선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국내외 악재 속에 빠르게 추락 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에서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소비·투자 등 내수를 살려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은도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의 관세 정책과 계엄 이후 국내 정치 불안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1.9%에서 1.5%로 한꺼번에 0.4%p나 낮춰 잡았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p 이상 조정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당시 이듬해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p 낮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등으로 점차 낮춰 왔다.
이번 한은 전망치 1.5%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보다 낮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 1.8%를 유지했다.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은 각각 1.9%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성장 전망치를 대폭 낮춘 것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확실성을 주요 변수로 판단했고, 소비·건설 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추진 중인 주요 교역국 상대 관세 인상의 영향도 비중 있게 반영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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