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건희 공천개입 육성 나와” 명태균과 통화 공개하며 수사 촉구
“잘될 거니까 지켜보시죠” 녹음 공개
창원의창 공천 개입 정황 일치 주장
국힘 “崔대행에 특검법 거부권 요청”
국회 재표결 이탈표 방어 내부 단속
명태균 특검법 처리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육성이 공개되는 등 정치권 공방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증거가 된 육성 녹음이 나왔다”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연합뉴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단장 서영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날 주간지 ‘시사인’이 김 여사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사이의 통화 내용을 보도한 것과 관련, 이같이 주장했다.
조사단은 실제로 이날 회견장에서 시사인이 보도한 통화 녹음파일을 재생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김 여사는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라고 했다. 권성동하고 윤한홍이 반대하잖아요. 그렇죠?”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명씨가 “당선인의 뜻이라며 윤상현을 압박한 것 같더라”라고 하자 김 여사는 “하여튼 너무 걱정 마세요. 잘될 것”이라며 “잘될 거니까 지켜보시죠”라고 답했다. 이에 명씨는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내일 같이 뵙겠습니다”라고 했고, 김 여사도 “네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해당 녹음을 두고 조사단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기 위해 노력한 정황이 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다.
조사단은 “앞서 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 육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돼 있다”며 이번에 공개된 육성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발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반발이 있음에도 윤 대통령 부부가 김 전 의원을 공천하려 하는 정황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음에도 취임식을 앞둔 당선인이 본인의 권력을 앞세워 공천을 밀어붙인 배경은 무엇인지, 윤석열에게 명태균과 김영선이 어떤 도움을 줬길래 국회의원 자리로 보답을 받은 것인지 당장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명태균 특검법이 지난 24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야당은 오는 27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고, 여당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의 은폐·축소에 대한 국민적 의심이 커지는 가운데 명태균이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경선에 개입한 정황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야(野) 5당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을 처리할 것”이라며 “특검으로 명태균 게이트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 행사를 반드시 요청하겠다. 정치권 전체를 수사하는 만능 수사법이고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여권 대권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명 씨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시 특검법에 대한 무기명 재표결 과정에서 이탈표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일대오’ 내부 정비 작업에도 나서는 움직임이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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