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안 쓰면 예산 깎는다?… 경남 등 6개 교육청 반발

기사입력 : 2025-02-26 20:21:31

교육부 교부금 삭감 예정 통보에
“학교 자율 선택 취지에 어긋나
본래 계획 따라 교부하길” 건의
경남교육연대도 협박 행위 규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채택률이 15% 미만인 시·도교육청에 대해 교육부가 디지털교과서 특별교부금을 삭감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박종훈 교육감 등 6개 시·도 교육감들이 건의문을 보내 유감을 표명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건의문에 서명한 교육감은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비롯해 이정선 광주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 천창수 울산교육감, 최교진 세종교육감, 김대중 전남교육감 6명이다. 이들 시도교육청은 대부분 AI 디지털교과서 채택률이 낮은 곳으로 인천 20%, 울산15%, 광주 12%, 경남 10%, 전남 9%, 세종 8%다.

21일 오전 부산 북구 SW·AI 교육거점센터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 상설 전시회'에서 교원, 학생 등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28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에는 올해 3월 도입 예정인 초3·4, 중1, 고1 대상 영어·수학·정보 교과 12개 개발사의 76종 AI 디지털교과서 시연과 개발사별 설명회 등이 진행된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부산 북구 SW·AI 교육거점센터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 상설 전시회'에서 교원, 학생 등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28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에는 올해 3월 도입 예정인 초3·4, 중1, 고1 대상 영어·수학·정보 교과 12개 개발사의 76종 AI 디지털교과서 시연과 개발사별 설명회 등이 진행된다. 연합뉴스

6개 시도교육감들은 건의문에서 최근 교육부가 2025년 디지털 교육혁신 특별교부금 중 일부 사업비(디지털튜터 사업)를 AIDT(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채택 비율에 따라 감액하고 디지털 선도학교 운영 과제를 AIDT 필수 선택으로 변경, 운영비를 감액할 예정임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위원회 청문회에서 ‘AIDT 채택률에 따른 불이익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면서 “이러한 교육부의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은 행정기관 상호 신뢰성을 훼손하고 지방 교육청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 교육혁신 예산을 AIDT 채택률과 결부하여 감액하는 것은 부당결부금지 원칙과 학교 자율 선택 취지에 어긋날 우려가 있다”면서 “‘AIDT 채택률에 따른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주고, AIDT 채택률을 디지털 교육혁신 특별교부금의 감액 기준이 되지 않고 본래 계획에 따라 교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서 경남지역 교육 관련 단체로 구성된 경남교육연대도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선정은 학교 자율이라면서 예산 삭감 협박하는 교육부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자율선정 방식을 공식화해놓고 채택률이 낮으면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것은 결국 예산을 인질로 AI 디지털교과서 채택을 강제하려는 의도다”면서 “교사의 교육권과 학교 자율권을 침해하고 예산을 무기로 AI 디지털교과서 선정을 강제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가 시도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선정 비율에 따라 시도교육청에 불이익을 준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디지털 튜터는 학교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되므로 모든 교육청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선정한 학교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하되, 선정 비율이 높은 시도교육청의 경우 학생·교사 지원 수요가 더 큰 상황이므로 디지털튜터 배치 시 이를 감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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