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만든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 (7) 창원 도천초등학교
진해에 숨겨진 아픈 역사와 예술을 찾다
흑백다방·주기철 목사 기념관 등 탐방
군항 도시로 정비 과정 되짚어보고
나라 빼앗겼던 당시 문화 간접 경험도
창원 도천초등학교 학생들이 떠난 ‘읽으며 만나는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은 벚꽃길 따라 진해의 역사와 예술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활용도서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독립운동가 주기철(파랑새), 진해 생태길을 걷다(자은초 책쓰기 동아리 자료 참고)이다.

창원 도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주기철 목사기념관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3.1운동을 재현하고 있다./창원 도천초등학교/
도천초 학생들이 진해 역사·예술 인문여행을 주제로 선정한 이유는 진해가 군항 도시로 정비되는 과정과 아픈 역사를 되짚어보고, 나라를 빼앗겼던 당시의 사회 문화를 간접 경험할 수 있고, 근대 문화역사길 탐방을 통해 우리 지역에 남겨진 일제 잔재(건물 등)의 보존과 철거에 대해 서로의 생각들을 나눌 수 있으며, 무엇보다 진해 곳곳에 숨겨진 역사 ·문학적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 탐방해 지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천초 학생들이 선택한 코스는 진해 근대문화역사길을 담은 2곳이다. 진해는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최초의 계획도시로 일제치하의 이국적인 당시의 건축물과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치욕과 아픔이 공존하고 있다.


창원 도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진해 군항마을 역사관을 방문했다./창원 도천초등학교/

진해군항마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창원 도천초등학교/
◇제1 코스는 도천초등학교 → 이순신 동상(북원 로터리) → 흑백다방 → 군항 마을 역사관 → 군항 마을 테마 거리 → 수양회관 → 원해루 → 김구 친필 시비 → 선학곰탕 → 장옥 거리 → 진해 우체국으로 근대문화역사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이순신 동상은 1952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세워진 충무공 동상이며, 임진왜란 360년을 맞아 시민의 성금으로 세워졌다. 10분 거리에 있는 흑백다방은 1912년 건립된 2층짜리 목조건물이다. 1960~1970년대 진해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이었다. 군항마을에는 1912년 지어진 목조건물을 리모델링한 군항마을 역사관이 있어서 진해 지역의 근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1912년 지은 중국풍 3층 건물인 육각집과 영화 장군의 아들 촬영지이기도 한 원해루가 있고, 1947년 건립된 김구선생의 친필시비도 있다. 1912년 건립한 선학곰탕집과 일제강점기 시절의 근대 주택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일본식 장옥(長屋) 거리도 있다. 1912년 건립해 현존하는 우체국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는 진해 우체국도 존재한다. 우체국에서는 1년 뒤 나에게 혹은 우리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느리게 가는 편지쓰기’도 했다.

창원 도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주기철 목사기념관에서 희망의 연날리기를 하고 있다./창원 도천초등학교/
◇제2 코스는 도천초등학교 → 웅천 도요지 전시관 → 주기철 목사 기념관 → 웅천 읍성 → 김달진 문학관이다.
진해 웅천은 조선 전기에 분청사기와 백자를 제작했던 가마터다. 웅천도요지 전시관은 웅천도요지의 역사적 사실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실제 가마터를 돌아볼 수 있게 했고,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기도 하다. 도천초 학생들은 이곳에서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자기 장인들의 역경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고, 그릇을 만드는 과정을 살피기도 했으며, 연필꽂이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주기철 목사는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에 반대하다 체포돼 징역 10년형을 받고 평양교도소에서 복역중에 고문으로 순교한 독립운동가이자 순교자다. 주기철 목사 기념관은 진해가 고향인 항일 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를 기리기 위해 2015년 3월 개관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며 3·1운동을 재현해보고 대한독립의 소망과 나의 소망을 담은 희망의 연날리기도 했다.

창원 도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웅천읍성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창원 도천초등학교/
웅천읍성은 1974년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곳으로 1407년 일본과의 개항으로 일본인의 불법입주가 늘자 이를 막기 위해 세종대왕 때인 1439년 축조를 했다고 한다. 지금은 동벽과 동문터만 남아 있고 서벽·남벽은 일부만, 북벽은 흔적도 없는 상태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읍성 둘레걷기를 하고 마지막으로 진해출신의 김달진 문학관으로 갔다. 이곳에서 김달진 작가의 생애를 알아보고 생가를 탐방했으며, 시인의 작품 낭독과 나만의 디카시 쓰기도 했다.
인문 여행길에 참석한 학생들은 근대사길에 일본풍의 건물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지역의 역사를 좀 더 깊이 알아야 겠다고 반성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역사체험이라고 평가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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