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아파트 오수 배출로 병드는 거제 고현천

지난달 28일 내린 비에 몰래 오수 배출… 합병정화조 오작동 말썽도

아파트 측 “하루빨리 시설 개선을”… 시 “현지조사해 행정조치할 것”

기사입력 : 2016-05-03 22:00:00
경남도와 거제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생태하천으로 조성한 ‘고현천’이 대단지 아파트에서 제대로 정화 안된 오수 배출로 병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비가 오는 날씨를 틈타 거제시 상동동 A아파트에서 인근 소하천을 통해 고현천으로 악취가 진동하는 오수 수백여 t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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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상동동 A아파트에서 오염된 오수가 상동천으로 무단 배출되고 있다.

상동마을 이모(44·여)씨는 “비가 온 다음 날인 29일 소하천을 지나는데 악취가 진동해 하수구를 살펴보니 인근 A아파트 배출구에서 뿌연 폐수가 배출되고 있었다”면서 “시는 오염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행정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동마을 주민들은 “A아파트는 준공 이후 지금까지 집중호우 시 2차례 분뇨를 상동천과 고현천으로 배출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시설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향후 깨끗한 오수가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하천의 구조상 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는 한 곳뿐이며 상동천 교량 밑에 A아파트의 오수관로가 있다”며 “폐수를 채집해 확인하면 오염도를 알 수 있고 얼마만큼 오수를 불법 방류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문동의 경우 지구단위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나 중앙하수처리장 처리용량(하루 3만t) 문제로 직배관이 연결 안돼 개별 합병정화조 오작동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파트 사업자들은 “시가 오는 2020년까지 중앙하수처리장 처리용량(하루 5만t)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어 현재로선 직배관 연결을 신청해도 쉽지 않다”며 “합병정화조의 경우 언제든지 고장이 나 오수가 배출될 수 있어 중앙하수처리장 시설 개선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연간 1회 이상 점검하고 민원 접수 시 수시로 점검하지만 비 오는 날을 이용해 정화 안된 오수를 흘려보내는 것은 범죄행위로 현지 조사를 통해 행정조치를 하겠다”면서 “중앙하수처리장 처리용량 증설사업은 정부의 예산 지원에 준공시기가 달려 있어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회근 기자 lee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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