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파크골프장 3년새 155%↑ ‘전국 최다’

총 411곳 중 경남 66곳 가장 많아

참여율 등 줄어 예산 낭비 우려도

도 “국공유지 활용… 지적과 달라”

기사입력 : 2025-02-20 20:25:46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서는 가운데 최근 3년 새 경남지역에서 15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파크골프 참여율과 시설 이용빈도가 갈수록 줄어 수요 조사 없이 파크골프장을 조성한다면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대산파크골프장에서 추운 날씨에도 동호인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다./전강용 기자/
20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대산파크골프장에서 추운 날씨에도 동호인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다./전강용 기자/

나라살림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17개 시도 파크골프장 시설 공급과 파크골프 수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파크골프장은 올해 1월 기준 411곳으로 2020년 대비 61.8% 증가했다. 이 가운데 경남 파크골프장은 66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도내 파크골프장의 2020년 대비 2023년 증가율은 15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창원시는 2026년까지 파크골프장 500홀을 조성할 예정이다. 하동군은 2027년까지 파크골프장 116홀 이상을 짓겠다고 밝혔다.

나라살림연구소는 파크골프장 증가 이유로 일반 골프장과 비교해 투자 비용이 적어 지자체의 경제적 부담이 많지 않은 데다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다 크고 작은 대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지역경제 활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 조성·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과거 게이트볼장의 사례처럼 일시적인 유행으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라살림연구소는 40~70대 파크골프 참여 경험 비율은 2020년 4.5%에서 2022년 9.3%로 증가하다가 2023년에 5.3%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생활체육 조사 결과에도 같은 기간 경남지역 파크골프 참여율은 0.4% 감소했다.

이에 대해 이양재 창원시파크골프협회장은 “창원의 경우 이용하려면 1~2시간씩 기다려야 할 만큼 구장이 부족하다”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생활체육인 파크골프의 인기는 높다”고 반박했다.

파크골프장 조성 근거에 대해 도 체육지원과는 “노인 여가대책이나 체육시설 요구가 있고 관련 협회 회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지자체 기대 수요와 예상 이용객에 대한 현실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게이트볼장은 최근 수요가 급감해 방치되거나 용도 전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충북 등에선 게이트볼장을 찾는 발길이 끊겨 배드민턴장, 탁구장 등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광주시와 김포시 등도 최근 게이트볼장과 족구장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구장을 조성했다.

예산 낭비 우려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낙동강변 등 국가하천이나 하천부지에 점용허가를 받아서 짓는 경우가 많다. 국공유지를 활용하는 곳이 많아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다르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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