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운전면허- 조고운(디지털 뉴스부장)

기사입력 : 2024-05-23 19:20:07

운전대를 잡지 않는 20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하는 20대 비율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자동차 운전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안티 드라이빙’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고물가 시대의 경제적 부담에 친환경 기조의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21세기에 ‘마이카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온다.

▼운전면허의 역사는 자동차와 함께 한다. 우리나라 최초 운전면허증은 1913년 일본인이 운영하던 경성자동차 운전자 양성소에서 발급됐다. 자동차가 대중화되지 않았기에 시험이 아닌 수료로 면허증을 발급했는데, 국내 1호 면허 취득자는 이용문씨로 알려졌다. 1921년 자동차 수가 늘어나면서 학과와 실기 시험제도가 본격 도입됐고, 자동차가 대중화된 1960년대 이후 도로교통법 제정과 함께 지금과 같은 운전면허 제도가 만들어졌다.

▼운전면허 발급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권은 대부분 만 18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며, 미국의 경우 이르면 14세, 유럽권은 16세부터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 다만 시험 과정을 까다롭게 하거나 운전 권한을 세분화해서 시스템에 순차적으로 적응하게 했다. 고령자 운전면허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 면허증 반납제도와 3~5년 주기의 갱신제도를 운영 중이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고령자에 대해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운영한다.

▼최근 정부가 ‘고령자 조건부 면허제도’ 카드를 꺼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노인들을 중심으로 ‘교통약자의 이동권 침해’ 반발이 일자 하루 만에 철회한 것이다. 바야흐로 ‘호모 헌드레드’ 시대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도로 위의 시한폭탄’으로 분류하는 건 부적절하다. 단순히 숫자가 아닌 난폭·음주운전 등 고위험 요소를 더 세세하게 분류해내는 합리적인 운전면허 시스템을 더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조고운(디지털 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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