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일기예보- 조고운(디지털 뉴스부장)

장마철, 기상청의 오락가락 기상예보에 해외 날씨 앱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앱스토어의 무료 날씨 앱 다운로드 부문에서는 미국의 ‘아큐웨더’와 체코의 ‘윈디닷컴’, 노르웨이 기상청의 ‘YR’ 등이 국내 기상청 앱 ‘날씨 알리미’보다 더 상위권에 올랐다. 소위 ‘기상 망명족’이라 불리는 이들은 해외 기상 서비스의 정확도와 세밀함, 편의성을 높게 평가하며, 기상청에 대해 불신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기상청은 올 상반기 ‘강수 맞힘’률이 평균 69%라고 밝혔다. 열 번 중 일곱 번은 특정 지역에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를 맞힌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를 예측하는 ‘강수유무 정확도’는 2016년 이래 항상 90%를 넘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기상예보에 대한 신뢰도는 2010년 이후 6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기상청을 ‘오보청’, ‘구라청’으로 부르고, 기상 ‘예보’를 ‘중계’라며 투덜댄다.
▼일기예보는 인류의 안전과 직결된다. 정확한 예보는 생명을 구하고 재산을 보호하는 반면 부정확한 예보는 안전과 재산적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일기예보의 정확도 논란이 전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지방의원들이 기상청에 벌금을 매겨달라고 주장했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일기예보가 틀렸다며 시장이 기상 예보관에게 벌금을 매기겠다고 나서는 사건도 있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로 현재의 일기예보 모델을 구축했다. 미래엔 그 기술이 더 발전할 것이다. 문제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환경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최근 일기예보가 빗나가는 가장 큰 이유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현상을 꼽는다. 미국의 한 연구진에 따르면 기온이 섭씨 3도 올라갈 때마다 강수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짧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아무래도 부정확한 일기예보에 대한 책임이 기상청만의 것은 아닌 듯하다.
조고운(디지털 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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