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금메달- 조고운(디지털뉴스부장)

2024 파리 올림픽의 금메달 값이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한다. 529g의 금메달에 포함된 순금의 양은 6g에 그치지만, 귀금속 값의 급상승으로 그 가격이 140만원 상당에 달하게 된 것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당시 금메달 가격이 92만원,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72만원 상당의 수준이었는데, 이런 추세라면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에서는 22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등장한 건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부터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는 1등에게 은메달과 올리브 가지, 증명서가 주어졌다. 1904년부터 순금 100%의 금메달을 수여하기 시작했지만, 1차 세계대전 이후 금의 비중은 점차 줄기 시작했다.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 때부터는 메달 모양과 규격을 표준화하면서 금메달에 1.34%(6g) 이상의 순금을 포함토록 하고 있다.
▼역대 가장 비싼 금메달은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육상선수 제시 오웬스(1913~1980)의 메달이다. 흑인 선수로 4관왕에 오르며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을 비판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던 그의 금메달은 경매에서 총 20억원(약 150만달러)에 판매됐다.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나라에서 포상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파리 올림픽의 경우 싱가포르는 금메달리스트에게 10억원(75만달러)을, 모로코는 2억7500만원(20만달러)을, 프랑스는 1억2000만원(8만유로)을 약속했다.
▼과연 금메달의 가치는 어떻게 계산돼야 맞는 걸까. 단순히 귀금속 값으로 환산하거나 판매되는 가격 또는 포상금이 메달의 가치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한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하기까지의 선수 개인과 사회, 국가의 유무형적 투자는 물론 그로 인한 국민들의 감동과 사회·경제적인 긍정적 효과 역시 모두 포함돼야 한다. 금메달 하나를 딴다는 것은 감히 계산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조고운(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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