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손에 안 잡혀요”… 폐점 가능성에 직원들 ‘한숨’

[르포] ‘회생절차’ 창원 홈플러스 가보니

기사입력 : 2025-03-05 20:59:06

폐점 불안 속 정상 영업은 이어가
입점업체 “본사서 물류 임시 차단
재고만 다 팔라는 방침” 불안 호소


“일터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일이 손에 안 잡혀요.”

5일 창원의 한 홈플러스에서 만난 입점 업체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20년 가까이 홈플러스에서 업체를 운영한 그는 “뉴스를 보고 소식을 알게 되어 매우 놀랐다. 마트는 입점업체에 이 같은 일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몇 년 전부터 영업 관련 안 좋은 말이 많아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관련기사 1면(홈플러스 회생절차에 도내 유통업계 초긴장)

전날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돌입이 발표됐지만 이날 찾은 홈플러스는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업회생절차 등을 내부 메일로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내부 불안은 커진 상태다.

한 근로자는 “3월 1일에 이미 본사 쪽에서 이런 일이 있을거라고 사내 메일이 왔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직원이 많았다”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보고 처음에 놀랐지만, 앞전에 받은 메일 내용이랑 같아 큰 동요는 없다”고 전했다.

5일 창원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한 직원이 배송 차량에 물건을 싣고 있다./김승권 기자/
5일 창원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한 직원이 배송 차량에 물건을 싣고 있다./김승권 기자/

마트 내 입점업체도 놀란 건 마찬가지. 한 화장품 가게 관계자는 “본사에서 물류를 임시 차단한 상태이다. 재고가 없을 시 대책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게 없다. 지금 재고만 다 팔라는 방침”이라며 “타 홈플러스 점포 폐점이 몇 차례 있다 보니 이번 사태로 인해 불안한 직원들이 있다”며 우려했다.

또 다른 입점업체 관계자는 “할인 행사가 크게 진행 중이라 아직 손님이 줄어드는 체감은 못 느낀다”며 “워낙 지방에 있는 매장들의 폐업이 잦았다 보니 짐작은 늘 하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로 매출이 많이 줄었었고, 특히 지난해에는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다. 올해 들어 좀 회복세를 보이나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 같은 소식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2만명의 조합원과 가족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10만명의 노동자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들은 대의원대회를 열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고 회사의 답변에 따라 집회, 파업 등 공동 행동을 결정할 계획이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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