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불확실성에 금사재기 열풍… 골드바 판매 중단 사태

기사입력 : 2025-02-12 20:41:52

11일 순금 한돈 시세 59만6000원
전년비 22만7000원 올라‘역대 최고’
관세 전쟁에 안전자산 수요 몰려
조폐공사, 골드바 판매 중단 결정


“지금 매장 가면 바로 골드바 살 수 있나요?”

“저기서는 3000원 더 준다던데, 금값 조금만 더 쳐주세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고조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몰리고 있다.

국내 금값 역시 연일 치솟으면서 덩달아 금 거래를 위한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12일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한 귀금속 판매점에 골프공, 거북, 행운의 열쇠 등 다양한 순금 제품이 진열돼 있다./전강용 기자/
12일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한 귀금속 판매점에 골프공, 거북, 행운의 열쇠 등 다양한 순금 제품이 진열돼 있다./전강용 기자/

지난 11일 오전 창원시 중앙동에 위치한 한 금거래소. 한 손님이 금반지를 팔기 위해 가게 문을 두드렸다. 이미 가게에는 금 시세를 문의하는 전화로 한바탕 북새통을 이룬 상황이었다.

같은 날 오후께 찾은 창원시 용호동의 한 금거래소 역시 최근 손님들의 금 매입 문의가 급증했다.

대표 A씨는 “금값이 오르면 금을 팔거나 사려는 수요가 당연히 늘어나는데, 오늘 특히 정신 없을 정도로 전화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지역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골드바 매입 문의가 많은 지역에서는 골드바 주문이 엄청 많다 보니, 현재 물량이 부족해 공장에서도 골드바 주문을 안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표준금거래소 24K 순금 한 돈(3.75g) 시세는 59만6000원으로 전일 대비 1만원(1.71%) 상승했다.

1년 전 36만9000원보다 22만7000원(61.5%) 비싼 가격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53~54만원대에서 오르내리던 금 시세는 불과 몇주 사이 5만원 넘게 올랐다. 12일에는 58만6000원으로 전일 대비 1만원(1.68%) 감소했지만 여전히 60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는 높은 가격대다.

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국조폐공사는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시중은행에서도 골드바 구매가 어려워지게 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는 전날 주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

조폐공사는 홈페이지에도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이른 시일 내 판매를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이 같은 현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치솟는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관세전쟁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금리와 환율이 급상승하고 증시가 급락하는 등 불확실성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대체 투자처로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금값 급등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국제 금 현물가격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온스당 2911.30달러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7번째 연중 최고치로, 조만간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앞둔 지난해 27% 급등한 금 가격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상승률은 11%에 달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50bp까지 축소된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 후퇴가 지난해 말 귀금속 섹터에 선반영됐다”며 “실질금리 급등을 초래하는 일시적, 또는 예상밖 경기침체 쇼크가 없는 한 금과 은 가격 동행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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