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남말 소꾸리] (255) 시지부지, 꺼뻑 넘어가다, 이심

기사입력 : 2024-05-24 08:05:16

△서울 : 경남 시군의회 의장들이 관광성 해외연수를 다녀와 말이 많더라. 시군의회 의장 17명과 공무원 19명 등 36명이 최근 6박 8일간 캐나다 연수를 갔다 왔는데, 방문한 곳 중에 관광지 등이 다수 포함돼 있었대. 게다가 이번 연수는 사전 심사도 안 거쳤다더라.

▲경남 : 내도 그 기사 봤다. 이(의)회 이장들이 기후위기 극복 동참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친환경 정책과 규제 등을 살피본다꼬 연수로 갔다 카더마는 총리관저캉 퀘벡 로열광장·벡(벽)화거리 등 강강(관광)지로 와 갔으꼬? 총리관저캉 벡화거리에 기후위기로 해결할 방법이 있던갑다.

△서울 : 이번 연수에 쓴 예산이 1인당 480만원씩, 총 1억6963만원이래. 예산은 세금으로 마련되잖아. 그러니 우리가 낸 세금으로 관광성 연수를 간 거지.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해 스페인 연수 때도 사전 심사를 거치지 않아 비판을 받았대.

▲경남 : 비판을 받고도 또 강강성 연수로 가는 거 보모 이회 이장들 얼굴이 억수로 뚜꿉은 기라. 우리 겉으모 부꾸럽어서 얼굴 들고 댕기겄나. 이런 일은 시지부지 넘어가모 안되는 기라.

△서울 : 세금으로 관광성 연수를 가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 그런데 ‘시지부지’가 무슨 뜻이야?

▲경남 : ‘시지부지’는 ‘흐지부지’의 겡남말이다. ‘시시부지’, ‘히지부지’라꼬도 칸다. 오분 겉이 잘몬된 거는 학실이(확실히) 바로잡아야지. 기대하기가 억바이 에립겄지만 이원들이 올바른 생각과 행동을 해가 이원 말이라 카모 주민들이 꺼뻑 넘어가모 울매나 좋겄노.

△서울 : 이런 연수는 아예 못 가게 법을 만들어야지. ‘꺼뻑 넘어가모’가 무슨 말이야?

▲경남 : ‘꺼뻑 넘어가다’는 의심치 않아 완전히 믿다 카는 뜻이다. ‘우리 옴마는 큰언니 말이라쿠모 꺼뻑 넘어가니라’ 이래 카지. 그라고 지극한 호감을 가지다, 자지러지다 뜻도 있고. 말하다 보이 새앵킨긴데 의심은 겡남말로 ‘이심’, ‘으심’이라 카는 거도 알아두거래이. 오올도 마이 갤마줐네.ㅎㅎ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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