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남말 소꾸리] (257) 곰팽이(곰피이), 질이다, 지다

△서울 : 지난겨울부터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확산되면서 경남 농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대. 잦은 비와 일조량 감소로 시설수박은 물론이고, 마늘과 매실, 사과까지 피해가 발생했더라.
▲경남 : 내도 그 이바구 들었다. 함안 등 시설수박에 곰팽이벵캉 수정·착과 불량 피해가 생깄다 안카더나. 마알(마늘)은 생장 중에 여러 쪽으로 벌기(벌어)지는 ‘벌마늘’ 피해가 생깄다 카고, 매실은 수정률이 펭(평)년의 15~20% 수준이라 카대.
△서울 :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일조량 부족 등에 따른 경남지역의 시설채소 피해면적이 무려 2361㏊래. 그리고 네가 방금 얘기한 ‘곰팽이벵’은 ‘곰팡이병’ 말하는 거 맞지?
▲경남 : 맞다. 곰팡이로 겡남서 ‘곰팽이’, ‘곰피이’라 마이 카고, ‘곰패이, 곰배기, 곰뱅이, 곰새기’라꼬도 칸다. 그라고 이상기온 때미로 사과가 수정이 안돼 올개도 ‘금사과’가 될 거 겉다 카대.
△서울 : 밀양 특산물인 얼음골사과도 수정 시기인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 사이에 비가 자주 오고, 20℃ 이상의 급격한 일교차 등으로 열매가 열리는 비율인 착과율이 30%를 밑도는 곳이 많대. 네 말처럼 사과 수확량이 줄어 금사과가 될 거 같아 걱정이야.
▲경남 : 안 팔리고, 몬 사묵는 금사과는 농민캉 소비자 모도가 안 좋아한다 아이가. 올개는 사과가 질이가 헐코 맛있는 사과로 실컨(컷) 무우모 좋겄는데.
△서울 : ‘싸고’의 뜻인 ‘헐코’란 말 오랜만에 듣네. 그런데 ‘질이가’는 무슨 뜻이야?
▲경남 : ‘질이다’는 농작물과 과일 등이 펭년보다 낫기(게) 겔(결)실하다라는 말이다. 수박이 질이고, 배차(추)도 질이고, 단감도 질있다 카지. 그라고 질이다의 반대말은 ‘지다’인데, 올개는 비가 너무 와가 가실(과일)이 다 젔다 이래 칸다.
△서울 : 풍작일 때는 ‘질이다’, 흉작일 때는 ‘지다’라 하는구나. 이상기후는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한다잖아. 이상기후가 사라지도록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야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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