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남말 소꾸리] (258) 하고집이, 붋다, 째이다

기사입력 : 2024-07-05 08:11:02

△서울 : 요즘 경남지역 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시간 등에 자주 공연을 한다더라. 악기 연주와 노래는 물론이고 춤과 연극 공연도 한대.

▲경남 : 엣날에 우리 핵교 댕길 때 소풍 가가 노래하고 춤도 치고 해쌓다 아이가. 그때 친구들 가분데 하고집이들이 에부 있었는데, 그 하고집이들이 무대로 주룸(름)잡았지.

△서울 : 난 학창시절 부끄러워 무대엔 서지 못하고 박수만 쳤어. 그건 그렇고 가분데가 가운데 뜻인 건 아는데 ‘하고집이’는 무슨 뜻이야?

▲경남 : ‘하고집이’는 우떤 일을 무척 하고 접어하는 사람을 말하는 긴데, 뭐든 지가 하겄다고 나서는 사람을 놀릴 직에도 씬다. ‘하고잽이’라꼬도 칸다. 그라고 보모 내도 에부 하고집이였다. 소풍 때 노래하고 춤치는 기 억수로 재밌더라꼬.

△서울 : 나와는 다르네. 그런데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나도 너처럼 친구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고 싶어. 실수를 해도 괜찮잖아. 추억도 남고.

▲경남 : 핵교 댕길 때 째이가 뭉치댕기는 친구들이 서너시(서넛) 있었는데, 그중에 하내이는 노래로 잘하는 데다 기타꺼지 잘 치서 인기가 많앴지. 그 친구는 후(휴)일엔 김해 왕릉공원(수로왕릉)서 수십멩 앞에서 공연도 했어. 오시로 치모 버스킹인데, 그때 그 친구가 붋더라꼬.

△서울 : ‘붋더라’는 ‘부럽더라’ 뜻인 것 같은데 맞아? 그런데 앞에 말한 ‘째이가’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경남 : 겡남서 ‘부럽다’로 ‘붋다’라 칸다. 그라고 ‘째이다’는 ‘짜이다, 어울리다’ 뜻이다. ‘펜(편)이 째이다’, ‘그 옷하고 그 넥타이가 딱 째인다’ 이래 카지. 째이다는 ‘쪼이다’라꼬도 칸다.

△서울 : 버스킹하던 친구는 그후 어떻게 됐니, 가수가 됐어?

▲경남 : 직장 생활하면서 잘 살고 있다. 멫년 전 동창회 행사서 그 친구가 노래로 하는데 여전히 잘하더라.

△서울 : 얘기하다 보니 노래하고 싶네. 오늘 저녁에 함께 동전노래방에 가자~ㅎㅎ.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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