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남말 소꾸리] (260) 만포장, 만장겉다, 부난사리

기사입력 : 2024-08-02 07:49:54

△서울 : 경남도립미술관 수장고가 거의 다 차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기증작품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래. 현재 도립미술관 소장 작품은 1439점으로 전체 수장고 공간의 87%를 차지하고 있는데, 6년 내에 포화율 100%가 예상된대.

▲경남 : 내도 그 이바구 들었다. 조각캉 입체 작품 겉이 공간을 마이 차지하는 거는 수용을 몬한다 안카더나. 수장고가 만장겉이 너르모 걱정 안 해도 되겄지마는 해겔할 방수로 찾아야지.

△서울 : 작품의 부피를 줄일 수 없잖아. 그러니 빨리 대책을 세워야지. 경남도는 도립미술관 소장품 보존·관리를 위해 지역분산방식 개방형 수장고 건립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예산 계획은 수립하지 않았대. 네 말 중에 ‘만장겉이’가 무슨 뜻이야?

▲경남 : 포준말 ‘만장(萬丈)’은 높이가 만 길이나 되다 뜻으로 아주 높거나 대단함을 이르는 말이지만, 경남방언 ‘만장’은 아주 넓거나 양이 한없이 많다 카는 뜻이다. 많은 돌로 ‘만장 돌’이라 카고, ‘눈물로 똑 만장겉이 쏟는다, 만장겉이 너린 들, 만장겉이 많은 날’ 이래 카지.

△서울 : ‘만장’ 설명을 듣고 보니 ‘흔전만전’이란 표준말이 생각이 나네. 흔전만전은 ‘감나무에 감이 흔전만전 열려 있다’, ‘돈을 흔전만전 쓰다’처럼 매우 넉넉하고 흔한 모양이나 돈이나 물건 따위를 함부로 쓰는 것을 뜻하는데, 흔전만전 뜻의 경남말이 있니?

▲경남 : 흔전만전은 겡남말로 ‘만포장’, ‘만푸장’이라 칸다. ‘그 임석마 해도 만포장이다, 연탄 한 니아까(리어카)만 들이(여)나도 만포장이다’ 이래 카지. 그라고 니가 아까 말한 ‘부피’캉 비스무리한 뜻의 ‘부난사리’라 카는 겡남말이 있다. 이 말은 ‘분한(分限)살이’에서 온 말로, 나물 겉은 기 숨이 죽어 줄어져 있는 거로 부풀리모 양이 늘어나는 헨상을 말하는 긴데 ‘이기 이래도 부난사리가 있다’ 이래 칸다.

△서울 : 오늘 배운 ‘만장겉이’, ‘만포장’, ‘부난사리’란 말 재미있네. 도립미술관 얘기도 했으니 미술관에 작품 구경하러 가자.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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