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칼럼] 언더독스(underdogs)- 김기형(경남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연구원)

얼마 전 사회적기업 언더독스(underdogs)가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관련해 기사와 자료를 살펴보니 언더독스는 2025년 1월 13일 pre-IPO단계에서 90억원 투자를 받고 기업 상장(IPO)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에 2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는데, 외부 투자 없이 이룬 성과라 더욱 놀랍다.
언더독스는 지역 창업에 있어 전문적인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현재까지 2만명의 교육생이 언더독스의 프로그램을 거쳤다. SK 이노베이션 E&S와 함께 진행한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도시재생, 사회혁신 분야 창업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언더독스는 전국 30개 대학을 연계한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를 통해서도 지역의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고 있다.
언더독스의 창업교육 프로그램은 GS리테일, SK 이노베이션 E&S, 네이버, 하나금융그룹 등 대기업들에 의해 채택된 우수한 프로그램이다. 2025년에는 일본 도쿄도를 시작으로 아시아 지역으로 창업 교육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경남의 창업·벤처 생태계가 크게 확장되고 있어 언더독스의 유연성 파트너에게 지역의 청년 창업가와 지역의 창업 생태계에게 도움이 될 조언을 요청했다. 2018년 언더독스가 경남지역 창업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LG로컬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유연성 파트너와 인연이 있었다. 2011~2012년 사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관한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서 창업 멘토로 활동한 공통의 이력도 있었다.
2010년부터 16년째 창업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조언을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보았다.
“창업은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마라톤과 같은데, 작은 성공의 경험이 누적되어 자신만의 공식을 깨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자원과 기회가 풍부한 서울보다 창업자가 잘 알고 있는 지역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에서의 창업이 더 이점이 있고, 작은 시도와 작은 성공 경험의 반복은 주목받는 창업가로서 성장하는 기틀이 될 수 있다.
지역의 창업 생태계 조성에 있어 서로 다른 종이 상호 영향을 주면서 진화하는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 인재, 지자체, 지원 정책, 인프라 문화 등 다양한 구성요소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공진화 전략을 통해 어우러지는 창업생태계가 되어야 한다. 창업은 기초가 탄탄하지 못하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힘들기 때문에 창업 단계별 도달해야 할 현실적 목표를 설정하고 성장 단계별 지원 로드맵이 중요하다.
창업지원 정책은 단기적 결과보다는 내실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경남지역의 창업가는 지역의 창업 지원 정책을 단순히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지역의 창업 생태계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창업가에 의해 강화된 지역 창업 생태계에서 지원 주체가 지원 정책을 더 강화하는 스노볼 효과가 나타난다.”
언더독(underdog)은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라고 위키 백과에 정의되어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창업가들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에 동참하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파트너를 자처하는 언더독스는 스스로 ‘사회적기업 최초의 코스닥 상장’이라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그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은 그로 인해 지역의 언더독스에게 꿈과 희망, 영감을 주기를 기대하는 마음과 창업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성공의 모습이 다양해지길 바라는 마음과 다름없다.
김기형(경남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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