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한파가 부르는 위험 ‘뇌출혈’
박정운 (에스엠지 연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과장)

겨울철 추위는 혈관 수축을 유발하고 혈압을 상승시키며, 이는 뇌출혈을 포함한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일교차가 큰 날씨는 이러한 위험을 더욱 가중시킨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지주막하출혈과 뇌실질내출혈로 나뉘는데, 지주막하출혈은 주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해 발생하며,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과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반면, 뇌실질내출혈은 고혈압이나 혈관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두통, 구토, 편측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겨울철에는 혈관이 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축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고 혈액 점성이 높아지며 혈전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0도씩 떨어질 때마다 뇌졸중 발병률이 최대 1.92배에서 5.76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뇌출혈은 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증상이 나타난 후 3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심한 두통, 어지럼증, 언어장애, 시각 이상, 편측 마비 등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체온 유지와 혈압 관리가 핵심이다.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고 따뜻한 옷을 착용하며, 적절한 난방을 통해 체온을 유지해야 하며,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 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은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뇌출혈의 위험인자와 예방법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혈압 외에도 흡연, 과도한 음주, 비만, 당뇨병 등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흡연은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고 혈액의 점도를 높이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금연은 뇌출혈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다.
겨울철 뇌출혈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생활수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우선 외출 시에는 내복, 목도리, 장갑 등 보온용품을 착용해 급격한 체온 저하를 방지해야 한다. 아침 기온이 가장 낮은 시간대의 외출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한 경우 충분한 준비운동을 통해 몸을 덥힌 후 외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반신욕을 하면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뜨거운 물은 오히려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적정 온도(38~40℃)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겨울철 추위는 뇌출혈 및 기타 심뇌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 유지와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전조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운 (에스엠지 연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과장)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