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예비부부부터 노년까지 건강검진
정의엽 삼성창원병원 건강증진센터(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국가적으로 예비부부의 결혼 전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미리 자신과 배우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웨딩검진’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초혼 연령과 초산 연령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결혼 전 건강검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예비부부에게 건강검진은 단순히 질병 유무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행복한 결혼생활과 건강한 출산을 준비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공통적으로 받아야 할 검진 항목으로는 비만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과 같이 대사성 질환과 관련된 항목이다.
아무래도 결혼과 함께 식사, 운동 등 생활습관에 변화가 찾아오다 보니, 대사성 질환을 미리 확인하고 예방하는 것이 건강한 결혼생활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이 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기본 건강검진과 더불어 산전 진찰과 부인과적 검진이 필요하다. 자궁경부암 검사, 풍진 및 수두 항체 여부 확인, 갑상선 기능 검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A형, B형 간염, 파상풍, 수두, 풍진 등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예방접종을 완료함으로써 건강한 결혼생활과 출산 준비를 할 수 있다.
예비부부뿐만 아니라 국가건강검진은 모든 연령층에게 필요한 건강관리의 필수 과정이다. 현재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건강검진의 경우 20세부터 64세까지의 일반 건강검진, 66세 이상의 생애 전환기 검진, 국가암검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66세 이상 검진은 노년기로 진입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만성질환 관리와 더불어 인지기능, 평형 능력, 근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노년기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2025년부터는 중증 정신질환이 초발하는 청년기를 위한 정신건강검진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는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만성화를 예방하려는 조치이다. 이외에도 56세를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를 신설하고, 골다공증 검사도 기존의 54세, 66세 여성에 이어 60세 여성을 추가할 예정이다.
건강검진은 단순히 현재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삶의 각 단계에서 필요한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동반자이다. 예비부부는 행복한 결혼과 건강한 출산을 준비하기 위해, 중년층은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중년기를 보내기 위해, 노년층은 삶의 질을 유지하며 행복한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새해를 맞아 스스로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예방접종이나 관리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며, 검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정의엽 삼성창원병원 건강증진센터(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