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원장 오주현)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용해 대장염을 치료하는 ‘대변 미생물총 이식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소화기질환 치료의 새로운 옵션을 제시했다.

대변 미생물총 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추출한 유익균을 환자의 대장에 이식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유익균 증식을 통해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장내 균형을 유지시켜 중증·난치성 대장염을 치료한다는 개념이다.

대변 미생물총 이식 전·후 비교./삼성창원병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원 교수는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대장염(이하 위막성 대장염) 환자에게 대변 미생물총 이식술을 시행했다. 대변 미생물총 이식술은 기존 항생제 치료보다 재발 등 부작용 발생이 현저히 적어, 위막성 대장염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정원 교수는 “위막성 대장염은 대부분 항생제 사용과 관련 있다. 특히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자에게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위막성 대장염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 약물치료는 낮은 치료 성공률과 높은 재발률로 인해 치료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이식술을 통해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변 미생물총 이식술을 시행 중인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원 교수./삼성창원병원/

한편, 이정원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과 궤양성 대장염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과민성장증후군 증상 개선을 위한 대변 미생물총 이식의 효능’을 다룬 연구 결과를 대한소화기학회지에 발표하며, 이식술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