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비수술 농양 치료 ‘경피적 농양 배액술’

송윤규(에스엠지 연세병원 혈관센터 과장)

기사입력 : 2025-02-17 08:13:04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농양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전신마취와 큰 수술이 필요했던 농양 치료가 이제는 최소 침습적 방법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바로 ‘경피적 농양 배액술’이 그 주인공이다. 농양은 세균 감염으로 인해 체내 특정 부위에 고름이 쌓이는 현상으로, 통증과 발열, 부종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감염이 주변 조직이나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퍼져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러한 농양을 제거하기 위해 외과적 수술을 통해 절개하고 고름을 배출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수술은 전신마취와 큰 절개가 필요해 환자에게 부담이 컸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경피적 농양 배액술이다. 이 치료법은 피부를 통해 가는 바늘이나 카테터를 삽입하여 농양 내부의 고름을 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초음파나 CT 등의 영상 장비를 활용해 정확한 위치에 접근할 수 있어 안전성이 높다. 또한 국소마취로 시행되기 때문에 전신마취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경피적 농양 배액술의 가장 큰 장점은 최소한의 침습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작은 바늘이나 카테터로 시술하기 때문에 절개 부위가 거의 없고, 이에 따라 흉터도 최소화된다. 수술 후 통증이 적어 환자의 불편함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회복 기간도 짧아 일상 생활로의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 이는 입원 기간의 단축으로 이어져 의료비용 절감에도 기여한다.

경피적 농양 배액술은 간, 신장, 췌장, 골반 등 다양한 부위의 농양 치료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만성 질환으로 인해 전신마취에 부담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더욱 유용한 대안이 된다. 또한 빠른 회복이 필요한 직장인이나 일상 생활로의 빠른 복귀를 원하는 환자들에게도 적합하다.

하지만 모든 농양이 이 시술로 치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농양의 크기, 위치,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복잡한 농양이나 주변 혈관, 신경과 밀접한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더 적합할 수 있다.

앞으로 경피적 농양 배액술의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기술은 최소한의 침습으로 최대의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어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료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정교한 시술이 가능해져 안전성과 효과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양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줄 것을 당부한다. 통증이나 발열, 부종 등의 증상을 방치하면 감염이 악화되어 치료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환자의 건강 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경피적 농양 배액술은 현대 의학의 발전이 가져온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수술의 부담 없이도 농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앞으로 더욱 많은 환자들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환자 만족도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송윤규(에스엠지 연세병원 혈관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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