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좋은 의사, 좋은 병원 찾는 법

조강원 (창원파티마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기사입력 : 2025-02-24 08:00:47

어쩌면 우리는 환자와 의료진의 거리가 이제껏 가장 먼 시절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의료는 발달하고 병원은 친절해진 것 같지만 미디어에서는 연일 잘못된 의료행위를 보도하고, 그 뒤에는 법적인 책임을 생각하며 온갖 악화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의사들과 그중에 뭐 하나 잘못하는 것이 있을세라 받아 적고 녹음을 하는 환자들이 있다.

어떤 병원이 좋은 병원일까? 규모가 큰 병원, 매스컴에 나오는 의사가 있는 병원, 진단과 치료 장비가 좋은 병원들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고 간 병원에서 의사는 만나기 힘들고 설명 없는 검사만 지속하는 경험을 해 보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의료란 첨단 기술이지만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기 때문에 유명 병원이 좋은 병원이 아닐 수도 있고, 다들 좋다고 하는 병원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좋은 병원 좋은 의사를 만나고 싶다. 의료성적과 진료 및 수술 실적에 대한 지표로 도저히 알 수 없는 좋은 병원과 의사는 어떻게 만나야 할까? 존경하는 스승님 한 분은 병원 직원이 자신의 가족을 맡기는 병원, 가족을 맡기는 의사가 좋은 병원 좋은 의사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런 짐작들을 다들 하는지 병원 밖의 지인들이 소개를 부탁하기도 하지만 소개를 받고 나면 의료진이 자신의 가족을 맡기는 병원과 의료진은 의외로 큰 병원이 아니다. 환자에게 진료지침과 교과서적인 치료 이상의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의사가 좋은 의사라고 정의한다면 그런 의사들은 모이는 경향이 있다. 병원은 의료진에게 직장임을 알아야 한다. 의료진은 자신이 선호하는 직장에서 일한다. 의사들은 강한 피로에도 환자에 대한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지만 자기희생적인 의사의 비율은 일반 회사에서 업무 분담을 할 때 앞서서 자신이 어려운 일을 맡겠노라고 하는 사람의 비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의사들은 오랜 경험으로 좋은 의료진과 모여서 일해야 자신이 원하는 의료를 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현대 의료는 고도화되어 분업화가 많이 이루어져 있어 의사들은 환자에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면 자신의 전문영역이 아닌 부분에 있어 실력을 넘어 함께 대화하고 고민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는 곳,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운영진이 있는 병원을 선호한다.

병원에 가게 된다면 로비에서, 복도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의료를 행하지 않고 있을 때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지 한번 보시기 바란다. 곳곳에서 의사와 의사, 의사와 간호사, 간호사와 간호사가 서로 격의 없이 자유롭게 대화를 하고 있다면 그 사람들은 여러분이 환자로 그 병원에 오게 되었을 때 당신의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조강원 (창원파티마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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