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ON- 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50) 개리
올해도 왔네요… 겨울 진객 ‘거위 원종’의 귀환
6만~8만 마리 중 주남서 매년 3~5마리 관찰
‘위기종 등재’ 국제 보호조이자 천연기념물
논·습지서 긴 부리로 수생식물 뿌리 등 먹어
소설(小雪)이 지나면서 창원특례시 동읍에 위치한 주남저수지에는 겨울 철새들의 개체수가 크게 늘었다. 수백 마리의 재두루미와 수천 마리의 큰기러기, 쇠기러기들이 화려한 군무를 펼치며 탐조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년 주남저수지를 찾는 희귀한 겨울 철새 개리가 오늘 탐조 여행의 주인공이다.

희귀한 겨울 철새 ‘개리’. 가금화된 거위의 원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제보호조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이다.
개리는 동북아시아의 습지와 초원에서 번식하며, 겨울철에는 우리나라, 중국 양쯔강, 대만, 일본 등지에서 월동한다.
이 종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위기종으로 등재된 국제 보호조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귀중한 겨울 철새이다.
개리는 가금화된 거위의 원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년 주남저수지에서 3~5마리가 불규칙적으로 관찰된다. 현재 지구상 개체수는 6만~8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몸길이가 약 87㎝에 달하는 대형 기러기인 개리는 암수의 형태가 같으며,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머리와 목의 앞뒤 색상이 뚜렷이 구분되며, 등은 회갈색, 배는 연한 색을 띤다. 뺨은 담황색이고, 긴 검은색 부리와 기부에는 흰색 띠가 특징적이다. 다리는 황색이며, 날개와 꼬리도 흑갈색과 흰색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남저수지 인근에서는 개리가 큰기러기 무리와 함께 무논에서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리는 긴 부리를 사용해 논과 습지의 깊은 곳에서 먹이를 채집하며, 주로 수생식물의 뿌리, 저서생물, 떨어진 낟알 등을 먹는다. 농경지에서는 볍씨와 식물의 뿌리를 먹는 모습도 관찰된다.
이 귀중한 겨울 철새는 10월 초순 우리나라에 도래해 이듬해 4월 중순까지 머문다. 한강, 임진강 하구, 천수만, 주남저수지, 낙동강 하구 등이 주요 도래지로, 아침 일찍이나 해 질 무렵에 활발히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최근 서식지 파괴, 농업 기술의 발달, 남획 등의 이유로 개리의 개체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들의 생존을 위해 서식지 복원과 철저한 보호 정책 등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종수(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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