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ON- 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56) 쇠오리

‘뒤뚱뒤뚱’ 오리가족의 겨울 나들이

기사입력 : 2025-01-09 21:17:28

우리나라 겨울철 흔하게 볼 수 있는 몸길이 39㎝ '소형 오리'
머리색으로 암수 구분, 작은 무리 이뤄 갑각류 등 잡아먹어


다사다난했던 2024년이 저물고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철새 도래지 주남저수지에는 수많은 겨울 철새가 겨울을 나고 있다. 소한 추위에 저수지 수면이 얼면서 오리들이 얼음 위를 걷고 있다. 오늘 탐조 여행의 주인공은 한파 속에 나들이를 나온 쇠오리 가족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겨울 철새 쇠오리들이 강추위로 얼어버린 주남저수지 수면을 걷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겨울 철새 쇠오리들이 강추위로 얼어버린 주남저수지 수면을 걷고 있다.

쇠오리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겨울 철새로, 주남저수지에 찾아오는 오리류 중 덩치가 가장 작다. 몸길이는 약 39㎝로, 수컷 머리는 적갈색이고 눈에서 목덜미까지 어두운 녹색을 띤다. 적갈색과 녹색의 경계에는 얇은 노란색 선이 있으며, 몸의 옆면에는 뚜렷한 흰색 가로줄이 있고, 아랫꼬리덮깃은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띠가 둘러져 있다. 암컷은 다른 소형 오리와 달리 머리에 뚜렷한 흰색 점이나 선이 없다. 여름철 북유럽과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에서 번식하며, 땅 위에 작은 구덩이를 만들고 주변 식물로 위장해 알을 낳는다. 평균적으로 6~10개의 알을 낳으며, 암컷이 홀로 부화와 육아를 전담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남저수지, 우포늪, 금강 하구 등 다양한 습지에서 흔히 발견된다.

쇠오리 수컷과 암컷 모습. 수컷 머리는 적갈색이고 눈에서 목덜미까지 어두운 녹색을 띤다.
쇠오리 수컷과 암컷 모습. 수컷 머리는 적갈색이고 눈에서 목덜미까지 어두운 녹색을 띤다.
쇠오리
쇠오리

가을철 유라시아대륙에서 남하하여 한국, 일본, 중국 남부 지역에서 월동하는데, 낮에는 저수지 인근 습지로 날아와 작은 무리를 지어 먹이를 먹는다. 쇠오리는 다른 오리류에 비해 경계심이 덜해 사람의 접근에도 먹이를 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쇠오리의 주요 먹이는 물풀 씨앗, 작은 곤충, 갑각류, 연체동물 등이다. 얕은 물속을 헤집거나 거르면서 먹이를 찾는 모습은 탐조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은 무리를 이루며 생활하는 쇠오리는 이동 시 수백 마리 이상이 함께 비행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쇠오리 수컷과 암컷 모습. 수컷 머리는 적갈색이고 눈에서 목덜미까지 어두운 녹색을 띤다.
쇠오리 수컷과 암컷 모습. 수컷 머리는 적갈색이고 눈에서 목덜미까지 어두운 녹색을 띤다.

하지만 최근 주남저수지에서는 가창오리가 사라지고, 쇠오리와 고방오리 등 오리류의 개체 수가 급속히 줄어드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서식지 감소, 먹이 부족, 기후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파 속에서도 활발히 움직이는 쇠오리 가족의 모습은 겨울철 주남저수지의 생태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주남저수지의 겨울이 계속해서 이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최종수(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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