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ON- 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59) 홍여새

주남 찾은 진객, 널 보니 설레

기사입력 : 2025-01-31 08:07:26

몸길이 18㎝ 꼬리 끝이 붉고 화려한 외모 뽐내
나무 열매 등 먹이 찾아 방랑하며 수천㎞ 이동
관상용 포획 등으로 개체수 줄어 보호조 분류


혹한이 계속되고 있는 날씨에 주남저수지에는 수많은 겨울 철새가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곳에서 겨울 철새들은 자연의 조화를 이루며 생태적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겨울 철새는 대부분 대형 물새지만, 외모가 아름다운 산새들도 많이 찾아온다. 그중에서도 아주 특이한 외모를 가진 새가 있는데, 오늘 탐조 여행의 주인공은 바로 홍여새다.

창원 주남저수지를 찾은 겨울 진객 홍여새 무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홍여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 목록에 준위협종(NT)으로 분류된 국제 보호조다.
창원 주남저수지를 찾은 겨울 진객 홍여새 무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홍여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 목록에 준위협종(NT)으로 분류된 국제 보호조다.

홍여새는 참새목 여새과에 속하는 소형 조류로, 화려한 외모 덕분에 탐조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몸길이는 18㎝이며, 꼬리의 끝은 붉은색이 특징이며, 검은색의 눈선이 뒤쪽으로 가며 넓어진다. 홍여새가 무리를 지어 주남저수지 인근 마을 정원수 피라칸사스 나무 열매를 먹기 위해 날아왔다. 한겨울 화려한 외모를 뽐내는 홍여새는 삭막한 겨울철에 강렬한 생명력을 더한다. 이들은 주로 숲 가장자리나 관목지대를 서식지로 삼으며, 나무 열매와 씨앗을 먹고 살아간다. 주로 향나무, 찔레 열매, 그리고 특히 겨울철 피라칸사스 열매를 선호한다.

한겨울 화려한 외모를 뽐내는 홍여새가 주남저수지 인근 마을에서 피라칸사스 나무 열매를 입에 물고 날아오르고 있다.
한겨울 화려한 외모를 뽐내는 홍여새가 주남저수지 인근 마을에서 피라칸사스 나무 열매를 입에 물고 날아오르고 있다.

홍여새는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겨울 철새로, 주남저수지에서도 매우 불규칙적으로 관찰된다. 이들의 주요 서식지는 러시아 극동, 아무르강 하류, 중국 동북부 등으로 제한된 지역에서 번식하며,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에서 월동한다. 매년 찾아오는 개체수는 변동이 심하며, 먹이를 찾아 방랑하는 경향이 있다. 월동지와 번식지를 잇는 수천 ㎞의 이동 장면은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 자체다.

먹이를 찾고 있는 홍여새.
먹이를 찾고 있는 홍여새.

주남저수지에서 녀석들이 이곳에서 잠시 머물면서 먹이를 먹고 먹이가 떨어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홍여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 ‘준위협종(NT)’으로 분류된 국제 보호조다.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아 포획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주남저수지를 찾아와 월동하는 재두루미,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와 같이 대형 물새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홍여새와 같은 작은 산새들은 대형 물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소중한 철새들의 서식지를 보호하려면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산새들의 먹이 자원과 서식 환경을 보호하는 일은 이들의 생존과 번영에 직결된다.

먹이를 찾고 있는 홍여새.
먹이를 찾고 있는 홍여새.

홍여새는 자연이 우리에게 준 특별한 선물이다. 탐조인들에게 홍여새와의 만남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 특별한 손님은 우리의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이들이 주남저수지의 겨울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하며, 철새 보호와 생태계 보전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최종수(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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