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건축물 기행] 남부하동노인복지관
자연스럽게 공유한 공간… 모두가 즐거운 행복 설계
산세·어린이 공원 염두에 두고 건축
골짜기에 끊긴 흐름 복원해 조망 확보
투명한 매스로 내·외부 시선으로 연결
1층 마당·움직임·운동 공간으로 구성
2층은 식당·카페·행사 등 다목적 활용
남부하동노인복지관은 진교면 소재지에서 119안전센터 쪽으로 민다리문화공원의 초입에 위치한다. 노인복지관이기는 하나 공원 내 어린이 공원도 있어 서로 공유하고 연계됐으면 했다. 대지는 골짜기 지형에 있다. 좌우측으로 산의 능선이 이어지고 공원 안쪽으로 들어감에 따라 점점 상승하는 지형이다. 건축은 좌우 산세의 흐름을 연결하는 두 개의 매스를 배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동 민다리문화공원 초입에 위치한 남부하동노인복지관 전경./배길효 사진작가/

산의 능선과 공원을 연계해 건축했다.
낮게 드리워진 두 개의 매스는 골짜기로 인해 단절된 흐름을 복원해 전면의 조망과 채광을 확보했다. 두 개의 매스 중 앞 매스는 필로티 형태로 1층 일부를 들어내 앞쪽의 행사마당과 안쪽의 모임마당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도 구분한다. 앞쪽 넓은 마당은 큰 행사가 열릴 수 있는 행사 마당이고, 안쪽의 마당은 시설 이용자를 위해 중정 형태의 모임마당으로서 서로 마주보는 내밀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들어올려진 매스 앞에는 행사마당이 있고 뒤쪽으로는 모임마당을 두어 시선으로 연결하고 매스도 투명하게 구성하여 외부의 흐름이 내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뒤쪽의 매스는 점점 상승하는 지형을 고려해 앞쪽에는 바로 진입하지만 뒤쪽 주차장에서는 2층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남부하동노인복지관 모임마당.
1층 공간은 마당과 연계하는 움직임과 운동의 공간이다. 마당과 연계하여 물리치료나 운동하는 공간이 한층 더 활기차도록 구성했다. 2층은 식당과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공간이 있다. 행사마당과 모임마당 양쪽으로 열려 있어 카페나 모임공간, 대규모 행사 등이 가능하도록 했고, 도로에서 바로 진입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많은 인원이 동시 이용 시 혼잡이 최소화되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의 명칭은 ‘모두가 즐거운 행복센터’다. 제목처럼 모두가 즐거운 행복한 공간이기를 기대했다.

남부하동노인복지관 내부홀.

남부하동노인복지관 내부홀.
설계·시공은 설계공모를 통해 진행하였는데 공모 접수를 하고 땅 형상이 변경되었고 이 과정에 기획 단계의 건축사가 참여하고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해 발주처의 의도를 설명했다. 대지 주변의 묘지를 이장하고 대지 내 구거 부지를 정리하는 것을 전제로 합리적인 토지 형상을 구성했다. 설계공모에 선정된 뒤로 주민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반영하고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발주처와 구체적으로 협의해 구체적인 설계안을 도출했다. 제시한 설계안은 땅의 형상을 일부 변경하는 계획안이기에 논의 중 평지를 만들어 건물을 올리자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의견이 있었는데, 적극적으로 설득해 지형에 따라 앉히는 원래 의도에 따라 진행할 수 있었다. 시공 과정에서 골짜기에 대한 배수로 부분은 시공사의 의견에 따라 변경했고 색채를 포함한 구체적인 자재 선정, 디테일의 변경, 불분명하게 마무리되어 설계에 반영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논의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었다.

남부하동노인복지관 다목적강당 출입구.
산지에 면한 부분이 절토량이 많아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깔끔하게 처리됐고, 작년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지만 시공사의 적극적인 진행 의지로 겨울이 가기 전에 마무리됐다.
발주처도 설계와 시공의 긴 시간으로 인해 담당자가 변경되는 등 부침이 있었으나 진행 과정상 미진한 부분은 적극 대응함으로써 의도를 최대한 수용해줬고 여러 주체들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조정했다. 디자인 결정 과정에서는 항상 설계자에게 먼저 의견을 청취했고 가능한 한 원래 의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과정상에 기획 단계에서는 건축사가 참여하여 방향을 바로잡았고, 설계 단계에서는 설계안을 도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 상황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통해 운영방안을 고려했으며 시공 시에도 디테일을 보완하고 원래의 의도를 구현하고자 했다.

남부하동노인복지관 2층.
하지만 지나간 시간들에 대해 반추해 보니 여러 아쉬운 상황들이 많다. 설계 과정에서는 공사비의 부족으로 여러 사항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중 옥상공간은 휴식 및 산책·운동공간으로 구성했던 것을 필요시 차후에 조성하기로 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중앙의 모임마당과 도로와의 경계를 관람석 형태로 구성했는데 결국에는 화단으로 마무리됐다. 추후에도 복원할 수 없는 부분이라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시공 과정에서는 현장에 상주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설계도면에서 구체적으로 명기돼 있지 않은 부분을 현장에서 진행된 사항을 나중에 확인했을 때 수정이 불가능해 그대로 진행한 사항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남부하동노인복지관 전면.
건물은 준공됐지만 아직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대지 주변의 경사지 처리나 도로와의 경계 처리, 사용자들이 프로그램 자체를 변경할 수도 있고 현재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수용할지도 의문이다. 다만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공간이기에 사용자들로 인해 공간 자체가 더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주변에 심겨진 미국풍 나무가 다양한 색을 뽐내고 풍성해질 즈음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건물에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건축사로서 사용 방향에 대해서도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

(건축사사무소 사람인 송인욱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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