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공존사회 프로젝트] 유기동물, 안녕 (3) 마지막 가족을 찾습니다
아픈 기억 잊고 좋은 날 기억해… 마음 담아두지 마, 마음을 담아줄게
올가을 새 보호소 옮기기 전
마지막 가족 찾아주고 싶어
6마리 노견 ‘증멍사진’ 촬영
사랑스런 매력 렌즈에 담아
“나이 많고 품종이 없어도 사랑스럽습니다.”
폭염이 내리쬐던 여름날, 신문사 ‘애봉단’은 진해유기동물 보호소에 임시 미니 사진관을 설치했습니다. 요즘 반려인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일명 ‘증멍사진’을 찍기 위해서입니다. 사무실에 설치된 흰색 배경천 위로 차례차례 등장한 유기견들은 보호소에서 오래 생활한 노견(老犬)들입니다.

유기견 촬영하는 김승권 기자
‘애봉단’이 증멍사진 촬영에 나선 이유는 진해유기동물 보호소는 올가을 대규모 이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원시에서 새로운 통합 동물보호센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시는 상복동 일원에 지상 1층 건물(연면적 1442㎡)에 견사를 비롯해 입양상담실, 진료실, 교육실 등을 만들어 기존 3개(진해·마산·창원) 유기동물 보호소의 유기동물을 통합 수용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해마다 급증하는 유기견 수로 인해 현재 보호소 환경이 쾌적하지 않은 상황에서 깨끗하고 정돈된 새 보호소로 이사를 한다는 건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진해 보호소는 물론 창원과 마산 3곳 모두 각 100마리가량을 포화 수용 중인 상황에서 현재 생활하고 있는 유기견들 모두 새로운 보호소에 수용할 수 있을지 걱정스런 목소리가 나옵니다.
보호소 이전 계획이 알려지면서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수용 시설의 규모가 너무 협소하다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최근 마산 보호소에서는 20여 마리의 유기견을 안락사 공고하며 반대 민원에 논란이 되기도 했었죠. 게다가 매일 유기동물이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보호소가 협소할 경우 안락사가 불가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에 나이 들고 아픈 노견들이 그 명단의 최전선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죠.

유기견을 촬영 중인 김승권 기자

유기견을 촬영 중인 김승권 기자
이에 애봉단은 더 늦기 전에 보호소 노견들의 마지막 가족을 찾아주고싶은 마음에 이들을 카메라 앞에 세우기로 한 것이죠. 급하게 찍은 공고사진에는 담기지 않은 노견들의 사랑스러움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입양처를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관심이 익숙지 않은 친구, 집보다는 보호소 생활이 더 익숙해진 친구, 애교가 많지만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도 있습니다. 애봉단은 앞선 시행착오 끝에 폰 카메라로는 ‘증멍사진’ 촬영이 어렵다고 판단, 신문사 사진기자에게 재능기부를 요청했는데요, 김 기자도 뜻을 같이하며 흔쾌히 응해줬습니다. 하루 6마리를 촬영하겠다는 봉사단의 계획에 “40분이면 끝난다”며 큰소리 친 김 기자는 이날 4시간 가까이 촬영에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입니다. 김 기자는 “아이들이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해 눈을 찍고 싶은데 시선이 너무 불안하더라”며 “아무래도 유기견들이다 보니 마음이 불안한 것 같다”며 마음 아파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보호소 소장님의 도움과 산책과 간식과 괴성(?)의 힘으로 촬영한 친구들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사랑스러운 눈동자를 가진 친구들의 ‘끝사랑’, 마지막 가족이 되어줄 따뜻한 마음을 기다립니다. 입양 문의 진해유기동물보호소 055-225-5701.
디지털뉴스부
◇해천이를 소개합니다(9살)

해천이
-해천이는 2017년 왼쪽 눈이 다친 상태로 보호소에 왔습니다. 눈 상처 때문에 자주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지만,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귀를 쫑긋 세울 때는 너무 사랑스러운 친구입니다.
◇멍미를 소개합니다(5살)

멍미
- 귀여움이 무기인 멍미는 2019년 보호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서인지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아 안타깝기도 하지만, 마음을 한 번 열면 살인미소로 마음을 녹입니다.
◇러뷰를 소개합니다(5살)

러뷰
-겁이 많은 러뷰는 부끄럼쟁이 숙녀입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조심성이 많죠. 2022년 해외입양을 위해 임시보호처에 갔다가 심한 낯가림으로 다시 보호소로 돌아온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터를 소개합니다(8살)

모터
-2017년 가을 보호소에 온 모터는 처음에 사람을 너무 무서워해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다행히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은 모터는 보호소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대장입니다.
◇메리를 소개합니다(7살)

메리
-2019년 갓난아기로 보호소 생활을 시작한 메리는 짙은 쌍커풀에 오똑한 귀가 매력적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도 많아 보호소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친구입니다.
◇곰이를 소개합니다(6살)

곰이
-2022년 11월 보호소에 입소한 곰이는 보호소에서 가장 덩치가 큽니다. 곰처럼 순한 인상과 성격이 큰 장점인데요, 35kg 가량의 덩치 만큼 먹는 걸 좋아하고 사람과의 스킨십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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