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눔 프로젝트] (105) 부모 없이 두 형과 사는 영준이
“엄마아빠 빈 자리 채워준 형들 위해 운동도 공부도 잘하고 싶어요”
10년 전 부모님 이혼해 큰형 ‘생계 뒷바라지’
세 식구 생활비에 전세대출 갚아야 해 부담
유도하다 무릎 다친 영준이 꿈은 ‘경찰’
세 형제들의 안정적인 삶 위해 도움 절실

“10년 동안 동생들을 제 손으로 키웠어요. 저의 삶도 물론 중요하죠. 그래도 동생들이 잘 커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네요.”
영준(14·가명)이는 두 형과 살고 있다. 영준이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부모님은 이혼해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다. 떠난 부모님을 대신해 큰형이 영준이를 키우고 있다.
큰형은 10여 년 전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떠맡게 됐다. 아버지는 교도소에 수감됐고, 어머니는 재혼해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다. 도움을 청할 친척들조차 없다.
사실 큰형에게 막내 영준이는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다. 영준이는 어머니 존재는 알고 있지만, 아버지가 누군지는 모른다. 여러 어려움을 이겨 내고, 큰형은 동생을 위해 매일 일터에 나간다.
아동보호전담요원은 “신나게 친구들과 놀고 꿈을 키워야 할 나이인 20살에 큰형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동생들을 키우는 데 전념해야 했다”며 “어린 나이에 행정복지센터에 들러 일자리를 구하는 등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쉴 틈 없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통회사 운전직으로 일하는 큰형은 어린 나이 때부터 온갖 고초를 겪은 탓인지 웃음이 전혀 없다. 유일하게 동생들에게만 마음을 내준다. 바쁜 직장 생활에도 매일 동생들 식사를 챙기며, 생활을 버텨내고 있다
큰형의 가장 큰 걱정은 전세대출 이자가 비싸 동생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급여 3분의 1 정도를 이자로 내야 하기에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이다.
공부를 좋아하는 영준이를 위해 영어·수학 학원을 등록시켜줬지만, 50여만 원 수강료를 부담하기 힘들어 지금은 수학만 배우고 있다. 이 외에도 각종 공과금, 할부금, 생활비를 사용하면 금전적인 여유가 전혀 없다. 대출 원금은 갚지 못하고 이자만 간신히 내고 있다.
영준이 작은형은 아르바이트하며 살아가고 있다. 원래 요리사가 꿈이라 고깃집에서 일을 하며 노력했지만, 실패를 경험한 후 다른 진로를 찾는 중이다. 적은 급여지만 영준이한테 용돈을 주며 챙긴다.
원래 유도를 하던 영준이는 ‘오스굿슐라이터’라는 병을 얻어 더 이상 하지 못하고 있다. 무릎 아래쪽이 툭 튀어나오고, 누르면 고통을 호소해 오랫동안 운동을 할 수 없다. 축구, 농구를 좋아하는 영준이는 이 병 때문에 자주 못 하고 있다.
공부에도 욕심이 많아 영어학원을 다니고 싶지만 가정 형편상 그럴 수 없다. 영준이는 영어학원을 꼭 다니고 싶지만, 힘든 상황인 큰형의 마음을 알기에 선뜻 말도 못 하고 있다.
영준이 꿈은 경찰이다. 독서를 즐겨 하는 영준이는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경찰 꿈을 키웠다. “꼭 경찰이 되어서 나쁜 사람을 잡고 싶어요. 그렇기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잘해야 해요.”
영준이 꿈을 지키고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지역 사회 관심이 절실하다. 아동보호전담요원은 “영준이는 부모 사랑을 받은 적이 없지만, 형들의 노력으로 바르게 잘 크고 있다”며 “영준이 진로와 세 형제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도 지역 사회의 관심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207-0099-5182-02(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11월 12일 12면 (104) 아프지만 꿈 위해 일어서는 지안이네 - 경남은행 후원액 300만원, 일반모금액 55만원.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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