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고용승계 관련 부당한 영향력 행사 정황 드러나”

기사입력 : 2025-01-10 18:07:17

속보=창원컨벤션센터(세코) 용역업체 경비 노동자 김호동(57)씨 사망 관련, 원청과 용역업체·유족이 참여해 책임 소재 문제 등을 논의 중인 가운데 김씨가 원청인 경남관광재단으로부터 고용승계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껴 온 정황이 새로 드러났다. 재단에서 책임 지는 자세을 보일지에 따라 조속한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10일 5면)

고용승계 과정에서 겪은 부당함을 호소하며 숨진 창원컨벤션센터 용역업체 소속 경비 노동자의 유족이 7일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원청인 경남관광재단과 용역업체의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김태형 기자/
고용승계 과정에서 겪은 부당함을 호소하며 숨진 창원컨벤션센터 용역업체 소속 경비 노동자의 유족이 7일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원청인 경남관광재단과 용역업체의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김태형 기자/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고용승계 과정에서 겪은 부당함을 호소하며 숨진 김씨가 원청인 재단으로부터 고용승계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껴온 정황이 새로 드러났다.

김씨는 숨지기 6개월 전인 2024년 7월 18일 국민신문고에 제기한 민원에서 “(운영본부장이) A씨(동료 직원)가 듣는 앞에서 김호동 반장 등을 거론하며 계약 기간 끝나면 어쩔 수 없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B씨(동료 직원)가 전화로 알려줬다”며 “제발 죽음의 사지로 한 가장을 몰지 말고 조사해 달라”고 했다.

김씨가 언급한 B씨와의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김씨가 “본부장이 A씨 앞에서 계약 관계 들먹이면서 김호동(본인) 이야기할 때 A씨도 들었느냐”고 묻자 B씨는 “다 들었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김씨는 “본부장이 그런 말까지 A씨 앞에서 했단 말이냐”고 거듭 물었고, B씨는 “그러니까 나한테 얘기하면 되는 걸, 내가 아차 싶더라. 속으로 좀 안 했으면 좋겠더니만 하시더라고”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지난번에도 나한테 면담 과정에서 그런 말을 은근히 했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언급한 ‘면담’은 한 달 전인 6월 진행된 본부장과 1대 1 면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면담에서 본부장은 갑질을 신고한 김씨에게 계약 종료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운영본부장은 “용역업체하고 1년 단위 계약인데 이제 6개월 남았다. 나는 원청이고 하청이라 생각을 해본 적도 없지만, 결국은 6개월 후에는 계약을 한다”면서 “나는 세코와 용역업체 모두 우리 직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직원들이 나와 생각이 다르면 어떻게 되느냐”고 했다.

민원은 경남도에 배정돼 조사가 진행 중이던 8월 2일 김씨가 취하하면서 종료됐다. 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당시 고인과 본부장이 만나서 화해하고 취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유족을 대리하는 김기홍 노무법인 돌꽃 노무사는 이에 대해 "경남관광재단은 고인을 비롯한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한 부당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죽음과 관련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13일 예정된 경남관광재단 주요업무보고에 앞서 재단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현황 등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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