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화재 원인 휴대용 보조배터리 무게
[김해공항 홍콩행 BX391편 불]
승객 등 176명 전원 비상 탈출
기내 선반서 불꽃 증언 잇따라
국토부 등 화재합동감식 회의
후속 안전조치·사태 규명 착수
설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기내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불길이 기내를 완전히 덮치기 전에 승객과 승무원 등 전원이 비상구 문을 열고 비상용 슬라이드를 이용해 탈출하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피하는 과정에서 50~70대 여성 승객 3명이 타박상 등 경상을 입어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승객 중에는 외국인 22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화재 합동 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기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비상탈출했다./전강용 기자/
화재 당시 기내 꼬리 쪽에서 붙은 불로 연기가 자욱하게 퍼지자 혼비백산한 일부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서로 앞쪽으로 나가려고 뒤엉키면서 큰 혼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 측은 기장이 화재 상황을 보고받은 뒤 유압과 연료 계통을 즉시 차단한 후 비상탈출을 선포했으며, 별도 안내 방송도 못 할 정도로 긴박하게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 직후 110명(탑승객 105명)은 자택으로 귀가했으며, 65명(탑승객 63명)은 호텔에 투숙, 1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항공기는 윗부분 대부분이 불에 타 기체가 반소됐지만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원인을 두고는 기내 선반 쪽에서 연기와 불꽃을 봤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휴대용 보조배터리나 다른 전자 기기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이는 화재합동감식 등을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선반 내부의 미상의 물체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경찰은 30일 오전 10시부터 화재합동감식을 위한 사전회의를 개최하는 등 후속 안전 조치 및 사태 규명에 착수했다. 앞서 국토부는 김해공항 항공기 주기장 40곳 가운데 사고 항공기 주변 주기장 3곳을 폐쇄 조치했으며 29일 항공편 279편 중 에어부산이 운항하는 8편을 결항 조처했다.
에어부산은 대표이사 주관으로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이번 화재와 관련한 승객 피해 보상 등 사후 조치를 진행 중이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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