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발언대] 지역 소멸? 지역 전성시대?- 한유진(경제부)

기사입력 : 2025-03-03 20:55:50

‘언니 성심당 가봤어? 대전 빵집 투어하고 올게.’

얼마 전 20대 동생이 당일치기 대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콘셉트는 빵집 투어. 성심당을 비롯한 대전의 유명 베이커리를 돌아다니며 하루를 보냈고, 돌아올 때는 양손 가득 빵을 한아름 싸들고 왔다.

이처럼 지역의 특색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것이 하나의 소비 트렌드가 됐다. 강릉 커피 거리, 양양 서핑처럼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가 생기면서, 이제 지역은 더 이상 낙후된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넘치는 무대가 되고 있다.

누군가는 지역 소멸을 걱정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로컬 전성시대’가 왔다고 말하는 이유다. 한마디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대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지방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한편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로컬’을 소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지방과 시골이 느리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받았지만, MZ세대에게는 오히려 차별화된 개성과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이 흐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다. 지역만이 가진 독특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두터운 팬층을 구축하는 것이 지역 상권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로컬 산업을 창출하는 핵심이 바로 ‘로컬 크리에이터’다.

이들은 단순한 창업가가 아니다. 지역의 문화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산업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경남은 로컬 크리에이터가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지역이다. 천혜의 자연환경, 식재료, 역사문화 등 경남만의 자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면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관건은 이를 효과적으로 비즈니스화할 수 있는 경남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이다.

경남도 더 이상 제조업의 아성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경남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제대로 육성해 살고 싶은 지역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는 경남에서도 지역을 무대로 꿈꾸는 이들이 더 많이 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다.

한유진(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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