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박중협 창원 ㈜맑은내일 대표
“74년 발효기술 접목한 다양한 식품 도전”
조부 1945년 정미소서 양조 시작
주류 12종·음료 50여종 제품 생산
“‘유지하는 것은 퇴보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원생탁주’, ‘단디마셔’로 익숙한 전통주 제조업체 ㈜맑은내일. 현재 창녕과 창원에 적을 둔 맑은내일의 시작은 창원 사화동(지금의 팔룡동)이었다.
1945년 조부의 정미소에서 시작된 양조는 2003년 창원 귀산동에서 ‘예주가’라는 이름으로 대를 이었고, 지금의 ‘맑은내일’이 됐다. 주류에서 2015년 건강즙 등 음료시장에 발을 내딛은 맑은내일은 이제 발효식품 전문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성장하기 위해 오늘도 도전에 나서는 ㈜맑은내일 박중협(45) 대표를 만나봤다.
박중협 대표가 창원 북면에 위치한 ㈜맑은내일의 복합문화공간 내 옛 양조시설 옆에서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전강용 기자/
-생산 제품들은 무엇이 있나.
△현재 창원생탁주, 우포생막걸리 등 주류 12종과 건강즙, 곤약젤리, 건강차, 발효원액 등 음료 5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전문 자회사인 우포의아침㈜이 창녕 양파와 오가피 열매를 사용해 빚은 전통발효주 ‘우포의아침’은 2008년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 공식건배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맑은내일 발효막걸리’란 이름의 프리미엄 막걸리를 출시했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막걸리를 만들 때 쓰는 일본식 누룩(입국)이 아닌 전통 누룩만으로 만든 막걸리다. 2년 정도의 연구를 거쳐 조부때부터 내려온 가양주를 구현했다. 건강즙은 특허받은 효소분해공법을 적용해 생산한다. 보통의 즙 제조방식은 단물만 빼내는 반면 과육을 갈아 그 안에 든 영양성분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막걸리를 생산·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특별한 공간도 만들었다고.
△2018년 8월에 창원 상남동에 우리 막걸리를 판매하는 주점 ‘맑은내일 발효공장’을 열었다. ‘막걸리는 보통 허름한 곳에서 먹는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만든 곳이다. 전통 누룩으로 만든 프리미엄 막걸리는 여기서만 만날 수 있다. 앞서 2017년엔 창원 북면에 있던 제조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사용했던 양조시설은 물론 맑은내일이 거쳐온 길을 볼 수 있는 역사관으로 꾸몄다. 맑은내일 제품을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다. 함께 운영했던 카페는 현재는 쉬고 있다.
-경영을 이어받으며 선대와 달라진 점이 있을 것 같다.
△조부때부터 기본을 탄탄히 다졌다면 이제는 현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생각했다. 그 결과 외형 성장을 많이 했다. 술만 생산하다가 2015년부터는 음료도 시작했다. 주류 트렌드상 막걸리가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술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첫 결과물이 2015년 12월에 나온 양파껍질차였다. 이후 사람도 모집하고, 연구개발·설비도 갖춰 성장해왔고 지난해에는 음료 매출이 더 많아졌다.
-경영 철학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유지하는 건 퇴보하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물가는 상승하기 때문이다. 성장하기 위해 설비투자는 물론 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다. 매년 약 10종의 신제품을 내고, 법인 전체에서 매년 5명 정도 인력을 충원한다.
-‘음료’라는 새 시장에 진입하면서 애로는 없었나.
△운영자금 마련은 물론 연구개발부터 거래처 확보 등 바닥에서 시작했다. 개발이라는 건 실패할 수도 있는데, 그건 곧 로스가 된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생각했고 감수했다. 직원들과 함께 여러 번 해보니 이제는 방향이 생겼다.
-주류, 음료에 이어 또 도전하는 게 있다고.
△이전에는 남들 다 하는 것을 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 조부때부터 다뤄오던 쌀과 발효가 그것이다. 쌀과 효소로 만든 식사대용 음료 라이스밀크부터 장아찌, 식초, 요리술, 발효조미료까지 발효를 주제로 한 제품을 준비했다. 발효를 통해 미생물이 증식하면서 좋은 성분을 많이 내는 만큼 건강즙에도 발효를 접목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발효와 관련한 제품들은 계획대로 진행해 나가고 있고, 막걸리는 우리나라 만의 술이니 국내에서 탑이 되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집중하고 싶다. 먼저 경남에서 1등이 되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 음료는 독보적 기술로 다품종화하는 연구개발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현미 기자
※박중협 대표 : △ 1974년 창원 사화 출생 △1999년 경상대학교 농화학과 졸업 △2001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농화학과 졸업 △2006년 ㈜맑은내일 설립 △ 2007년 우포의아침㈜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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