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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이상일 고성 지엠에스아이㈜ 대표

30년 노하우로 ‘스마트 타이어 크레인’ 개발

1982년 삼성중 엔지니어로 입사

핵심부품 LLC 100% 국산화 성공

기사입력 : 2020-01-20 21:48:22

지난해 한국 조선업 수주량이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긴 불황의 늪을 벗어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시차는 있겠지만 관련 업체들도 일감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분주하게 움직인다. 고성의 조선 해양플랜트·크레인전문기업 지엠에스아이㈜는 긴 조선업 불황기에 과감히 기술개발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협소한 공간에서 이동식으로 중량물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스마트 타이어 크레인’을 개발해 현장에 납품하고 있다. 30년 넘게 조선소 엔지니어로 근무한 이상일(57) 지엠에스아이 대표이사는 스마트 크레인 제작, 정비, 안전 부문을 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이상일 지엠에스아이 대표가 고성군 거류면 본사 공장 내 설비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14일 이상일 지엠에스아이 대표가 고성군 거류면 본사 공장 내 설비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82년 삼성중공업 창원 1공장에 입사해 설계와 공무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엔지니어다. 근무 당시 해외에서 핵심 부품을 받아와 제작했던 LLC(Level Luffing Crane)를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핀란드와 일본 등지에서 핵심 부품을 가져왔는데 충분히 국산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설계를 오래 했으니까요. 8개월 안에 못 만들면 회사 나가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해서 100% 국산 LLC가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크레인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자신 있었던 이 대표는 퇴직 후 2013년 지엠에스아이를 설립했다.

조선업의 특성을 잘 아는 이 대표는 조선소 설비 제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선업 호황 당시 회사마다 엄청난 설비가 들어왔고, 2010년 이후에는 과잉상태였다. 회사 설립 이후부터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개발하는 것에 집중했고, 스마트 타이어 크레인을 시장에 내놨다.

스마트 타이어 크레인에는 조선소 근무 당시의 노하우가 그대로 담겨있다. 4개의 축에 바퀴를 달아 자유자재로 중량물을 들어 올릴 수 있다. 기초레일과 궤도레일이 필요 없어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또한 배터리, 모터의 조합으로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다. 제품은 40t, 100t, 400t 등으로 선박 인양, 고소차 붐 정비를 비롯해 물류 현장 등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에 고소작업차 정비용으로 납품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지엠에스아이가 개발한 스마트 타이어 크레인.
지엠에스아이가 개발한 스마트 타이어 크레인.

“기존 고소작업차 정비에는 지게차 2대와 많은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인력, 장비가 투입되는 단점이 있지만 그보다 위험성이 더 큰 문제였죠. 스마트 타이어 크레인으로 붐대를 빼고 정비하고, 재조립할 수 있어 정비성뿐만 아니라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지엠에스아이가 개발한 스마트 타이어 크레인은 현재 말레이시아 국영 조선소와 러시아 등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 대표는 요트 계류장, 물류 현장 등에도 제품이 사용될 수 있도록 분주하게 뛰고 있다.

이 대표가 주안점을 두는 곳은 안전 분야다. 조선소의 품질은 현재 한국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수준에 와 있다.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안전 분야다. 민감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크레인 관련 사고는 대형사고로 일어나는 만큼 안전 분야의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엠에스아이는 급전케이블 풀림 방지, 캔버스도어의 안전장치, 구조물 점검장치 등 8건을 특허 등록했고, 3건을 출원 중이다.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지엠에스아이만의 핵심 기술을 갖는 것이다. 그 열쇠는 ‘IT’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소 설비는 결국 IT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설비의 껍데기는 쇳덩이지만 안전, 제어는 모두 IT와 연결됩니다. 특화된 안전, 제어장치 개발을 꾸준히 하면서 우리만의 핵심 기술을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불황의 늪을 꾸준한 기술 개발에 투자해온 이 대표는 지엠에스아이가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협력사와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싶다고 했다.

“조선업 위기가 올 때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작지만 기술에 강한 강소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기술력으로 내실을 다져 파트너사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 이상일 대표 : △1964년 울산 울주군 출생 △1982년 삼성중공업 창원1공장 입사 △2013년 지엠에스아이㈜ 설립 △2013년 ISO 9001·14001 획득 △2018년 본사 신축공장 준공

글·사진=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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