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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최나래 양산 ㈜따꼬 대표이사

“내 가족도 쓰는 ‘무해 건티슈’ 만들었죠”

유통기한 없는 ‘물티슈’ 보고 창업

기사입력 : 2019-10-14 20:58:04

“어느 책에서 그러더라고요. 살아남은 기업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자기다움을 만들고 지켜간다는 것이라고. 참 공감됐어요.”

양산시 매곡동에 위치한 ㈜따꼬는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건티슈 전문 생산업체다. 아직은 많은 사람에게 생소한 건티슈 시장이라 기업을 이끌어오는 동안 주변에서 안정된 시장 ‘물티슈’로의 외도(?) 제안도 꽤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최나래(35) 대표이사에게 건티슈는 회사를 세운 이유이자 회사가 추구하는 신념이다. “돈을 벌기 위해 나와 내 가족이 쓰지 않는 제품을 생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최나래 양산 ㈜따꼬 대표가 자체 개발한 건티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나래 양산 ㈜따꼬 대표가 자체 개발한 건티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따꼬가 시작된 건 최 대표가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당을 돕던 때였다. “한 손님이 물티슈에서 냄새가 난다시더라고요. 다른 걸로 바꿔드렸는데 또 클레임이 걸렸어요.”

개별 포장된 물티슈였다. 상한 건지 약품 냄새인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분명 좋지 않은 냄새였다. 최 대표와 아버지는 물티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물티슈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들어가더라고요.”

젖은 제품이 유통기한이 없는 것도 이상했다. 80매짜리의 유통기한이 2년이 넘는 걸 발견하고 ‘이 물은 대체 언제 물일까’란 생각까지 미쳤을 때 최 대표와 아버지는 손님에게 이런 걸 줄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 다방면으로 찾아본 결론은 ‘물만 들어가는 것’이 가장 깨끗하다는 것이었다. 버튼을 누르면 원단에 물을 뿌리는 물티슈 기계, 동그랗게 압축돼 물을 부으면 물티슈가 되는 코인티슈 등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봤지만 뭔가 모자랐고 부녀는 직접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따꼬의 건티슈는 20~30매가 비닐로 테이핑이 돼있어 통째로 물에 적신 후 살짝 짜서 사용하는 구조다. 생소한 제품이라 초기 홍보가 어려웠다. 샘플을 들고 부산을 돌아다녔지만 발품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디지털 전화번호부를 구입해 우편DM(direct marketing)을 시작했다.

“문의가 오더라고요. 하지만 낯선 제품이라 쉽게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어요. 그래서 10팩까지 써보고 마음에 안 들면 환불해 드리겠다 했죠. 그런데 환불이 거의 없었어요.”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도 일이었다. 통상 물수건·티슈는 업자가 매일 방문해 물건을 제공하고 또 수거한다면 따꼬는 철저한 택배 시스템이었다. 대면(對面)은 생각보다 큰 영업전략이었고 대리점화를 결정했다. 현재 따꼬 제품은 대리점·취급점은 물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판매된다. 최근에는 고객들도 택배 시스템을 익숙해 한다고. 2013년 한 마트에서 입점 제안도 받아봤지만 거절했다. 2~3개월 뒤 대금을 받을 때까지 투자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손님들을 위해 시작한 따꼬는 이제 최 대표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2014년 최 대표가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느낀 경험을 토대로 2016년 아기용 건티슈 ‘베베누아주’가 출시됐다. 아이가 혼자 화장실을 갈 수 있는 때가 됐을 땐 욕실용 건티슈 ‘사르르’를 고안했다. 이 밖에 일회용 행주 ‘클리네트’도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첫 수출도 해냈다. 작년 인도네시아의 유아용품 매장 대표가 우연히 SNS에서 따꼬 제품을 접하며 아기용 건티슈를 주문했다. 하지만 수출길도 쉽지 않았다.

“CFS(자유판매증명서·Certificate of Free Sales)가 필요했어요. 화장품은 식약처에서 해주더라며 그걸 받아오라는데 건티슈는 안된다더라고요.”

작년 위생용품 관리법이 시행되며 건티슈가 위생용품의 범주에 들어간 탓에 CFS를 발급해줄 항목이 없다는 이유였다. 항의하고 애원하고, 제도가 미비하다는 공문까지 받아 보냈지만 통하지 않았다. 우연히 상공회의소에서 발급해준다는 것을 알아 해결했지만 시간은 꽤 흐른 뒤였다.

작년 매출은 약 15억원. 최 대표는 스스로 업력에 비해 매출이 적다고 말하지만 돈을 좇을 생각은 없다. 기업을 세우던 신념을 이어가기 위해 최 대표는 매일 후기를 본다. 뭐가 불편하고 좋았는지를 분석하고 아이디어도 얻는다.

최 대표는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실천’을 강조한다.

“요즘 창업하려는 청년들을 위한 지원이 참 많아요. 판로도 요즘엔 온라인이나 펀딩까지 다양하니 부담이 덜하죠. 결국 내 의지가 중요합니다.”

※최나래 대표 : △1985년 부산 출생 △2008년 덕성여대 졸업 △2009년 ㈜따꼬 설립 △2011년 물수건제작방법 특허 △2012년 건티슈 제작방법 및 포장 벤처기업인증

글·사진=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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