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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코앞까지 활활… 밀양 ‘산불 3단계’ 비상

31일 오전 부북면 춘화리 일대 발생

바짝 마른 대기에 바람 강해 확산

인근 주민·수감자 등 1000여명 대피

기사입력 : 2022-05-31 20:57:56

밀양 부북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주민들과 인근 구치소 수감자, 요양병원 입원환자 등 1000여 명 이상이 대피하고 전국에 소방동원령이 발령됐다. 이번 산불로 약 180㏊가량(오후 6시 기준)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31일 오전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에 산불이 발생해 화염이 치솟고 있다./경남소방본부/
31일 오전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에 산불이 발생해 화염이 치솟고 있다./경남소방본부/

이날 불은 31일 오전 9시 24분께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 13-31 일대에서 시작됐다. 비가 내리지 않아 대지가 메마른 데다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 소방당국이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화재가 발생한 곳은 민가와의 거리가 불과 180m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무연마을 등 인근 100가구 주민 476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마을 인근에선 산에서 불이 이리저리 옮겨붙으며 시뻘건 불길이 치솟는 게 보일 정도였다. 한때 산 정상부에서 연기가 많이 나면서 하늘은 시커먼 연기로 뒤덮였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45분 기준 ‘산불 3단계’ 및 산불국가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3단계가 발령되면 산불현장 통합지휘권은 밀양시장에서 경남도지사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지휘권을 가졌다. 3단계는 피해 추정면적이 100∼3000㏊ 미만에, 초속 11m 이상 강풍이 불고 진화 시간이 24~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위기경보 심각의 경우도 대형산불로 확산될 개연성이 높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발령한다.

소방에선 이날 오전 10시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오전 11시 28분 대응 2단계, 11시 40분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했다. 이에 부산, 대구, 울산, 경북 등의 소방력도 동원됐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오후 2시 30분께 현장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몰 전 주불을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늘 중으로 산불이 진화가 안 되면 야간 진화 계획을 세워서 내일 오전까지는 진화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소방당국과 밀양시는 주변에 민가를 비롯해 취약시설인 요양병원 등이 있어 8구역으로 나눠 방화선을 구축하고 진화에 나섰다. 오후 3시께 소방의 저지선 아래 위치한 밀양구치소 수감자 391명이 연기 등 피해 우려로 경찰의 지원을 받아 대구시 달성군의 대구교도소로 무사 이송됐다. 또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에서 228명이 소방안전조치를 받았다.

산불 화재 진압에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산림청·경남도·소방·군 등의 헬기 43대와 차량 125대 등 장비 160여 대가 동원되고 1700여명 인력이 투입됐다. 소방은 최초 산에 불이 났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았으며, 산 중턱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정상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고비룡·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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