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대형 산불] 불길이 빼앗은 봄… 남은 건 새까맣게 탄 상처

진화율, 22일 75%→24일 85% 올라

대기건조·강풍·경사 지형 겹치며

송전탑·덕원자연휴양림까지 번져

기사입력 : 2025-03-24 20:06:19

산청에서 나흘째 산불을 잡기 위해 산림과 소방당국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야속한 기상 여건 탓에 진화율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24일 경남도와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산청 산불 진화율은 오전 6시 기준 70%에서 낮 12시에는 68%로 떨어졌다. 오후 6시에는 85%로 올랐다.

산불 이틀째이던 지난 22일 한때 75%까지 올랐던 진화율은 건조해진 대기와 경사진 지형, 강풍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25%까지 떨어졌다. 이후 사흘째인 23일 오후 6시께 70% 수준으로 회복했다. 24일에는 일출 이후 헬기 39대와 인력 2440명이 동원되는 등 진화에 주력했지만 진화율은 크게 오르지 못했다.

산청군 산불 발생 나흘째인 24일 오후 시천면 동당마을 야산에서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불에 탄 뒤쪽 야산은 검게 변해 앞쪽 초록색 숲과 확연히 대비된다./김승권 기자/
산청군 산불 발생 나흘째인 24일 오후 시천면 동당마을 야산에서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불에 탄 뒤쪽 야산은 검게 변해 앞쪽 초록색 숲과 확연히 대비된다./김승권 기자/

산청에 건조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최대 초속 10~16m의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이날도 진화에 난항을 겪었다. 오히려 진화구역 사이로 송전탑이나 덕원자연휴양림 부근까지 불길이 번지는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전체 화선은 53㎞로 확대됐으며, 이 가운데 45㎞를 진화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4일 오전 6시 기준 최근 잇따른 산불과 관련해 산청과 김해, 경북 의성, 울산 울주, 충북 옥천 등 5개 지역에서 현재까지 산림 8732㏊가 불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산림청 등 관계당국은 큰 불길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탓에 주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이날 동쪽 지역 중심으로 매우 건조한 대기와 함께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며, 산불 등 화재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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