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대형 산불] 불길이 빼앗은 봄… 남은 건 새까맣게 탄 상처
진화율, 22일 75%→24일 85% 올라
대기건조·강풍·경사 지형 겹치며
송전탑·덕원자연휴양림까지 번져
산청에서 나흘째 산불을 잡기 위해 산림과 소방당국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야속한 기상 여건 탓에 진화율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24일 경남도와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산청 산불 진화율은 오전 6시 기준 70%에서 낮 12시에는 68%로 떨어졌다. 오후 6시에는 85%로 올랐다.
산불 이틀째이던 지난 22일 한때 75%까지 올랐던 진화율은 건조해진 대기와 경사진 지형, 강풍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25%까지 떨어졌다. 이후 사흘째인 23일 오후 6시께 70% 수준으로 회복했다. 24일에는 일출 이후 헬기 39대와 인력 2440명이 동원되는 등 진화에 주력했지만 진화율은 크게 오르지 못했다.

산청군 산불 발생 나흘째인 24일 오후 시천면 동당마을 야산에서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불에 탄 뒤쪽 야산은 검게 변해 앞쪽 초록색 숲과 확연히 대비된다./김승권 기자/
산청에 건조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최대 초속 10~16m의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이날도 진화에 난항을 겪었다. 오히려 진화구역 사이로 송전탑이나 덕원자연휴양림 부근까지 불길이 번지는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전체 화선은 53㎞로 확대됐으며, 이 가운데 45㎞를 진화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4일 오전 6시 기준 최근 잇따른 산불과 관련해 산청과 김해, 경북 의성, 울산 울주, 충북 옥천 등 5개 지역에서 현재까지 산림 8732㏊가 불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산림청 등 관계당국은 큰 불길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탓에 주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이날 동쪽 지역 중심으로 매우 건조한 대기와 함께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며, 산불 등 화재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